일본과의 교류 속에서 보는 한국의 미래

한일강제병합 100년, 무조건 반일 친일만 외칠텐가. 일본은 혐한만 외칠 것인가. 역사를 바로 알고 미래를 개척하는 것만이 건전한 사회로 가는 길이다. 이 시점에서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 발간된 책 한 권이 눈에 띈다.

학술정보사에서 출판한 <한국과 일본의 교류의 기억(이하 한일 교류의 기억)>은 도쿄 가쿠게이대학교 교육학부 이수경 교수가 일본에서 20여년을 살며 한일관계 청산을 위한 과거사 진상을 풀뿌리적 측면에서 조사하며 알아낸 시민들의 우호 교류를 한일 전문가들과 함께 적은 책이다.

지금까지 일본인의 시점에서 바라본 이야기들을 번역해 온 책들은 있었지만, 한국인 시점에서 바라본 일본 속의 어두운 과거(국립공원 가미코치와 강제연행 노동자 이야기)를 다양하게 조사, 한일 우호관계를 통해 극일을 피력하며 한일 사회가 과거를 공유해 다가서기를 주장한 사람은 이수경 교수가 처음이다.

이수경 교수는 출판 배경에 대해 “아무도 파헤치지 않은 그러나 반드시 알아야 할 문제였다”며 “과거 속의 의식있는 사람들은 풀뿌리 교류를 위해 헌신적 우정의 힘을 발휘해왔다. 그렇기에 우린 과거를 알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이런 교류를 인식해둬야 한다고 생각해 출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 책은 일본에서 먼저 출판됐다. 현재까지 이 책은 역사학자나 한일 관계학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많이 읽혀지고 있으며, 일본 법정대학이나 도쿄 가쿠게이대학 등에서는 교과서로 지정, 활용되고 있다.

편저 이수경 교수

책을 살펴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이나 사회에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을 만날 수 있다. 한국 최초의 신문을 만드는데 기여한 이노우에 가쿠고로와 명성황후 암살을 사주한 이노우에 가오루와의 견원사이, 명성황후 등의 역사를 밝힌 사학자의 집요함, 베를린 올림픽에서 기적을 일으킨 한국 축구선수들, 한국의 대학생들이 대마도(츠시마) 청소를 통해 풀뿌리 교류를 한 움직임 등의 다양한 내용을 소개했다.

특히, 한일사회의 아픔과 그 혹독한 식민지를 넘어선 민간인 교류의 우정 그리고 국제사회의 움직임 등을 분석해 근대 이후 100년의 한일관계를 알기 쉬운 항목으로 소개해 법정대학 국제사회학 수업이나 도쿄 가쿠게이대학 다문화 다언어 수업에서 학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수경 교수는 “한국의 모든 사람들이 일본이 좋다 혹은 나쁘다는 단편적인 의견을 말하기 전에 수많은 아픔 속에 피어난 교류를 보면서 과거 침략 행위의 진상을 일본과 함께 공유하며 미래를 걸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물론 근대사를 연구하고 있기에 일본의 군국주의가 행했던 만행에 대해서는 변함없이 지적해나갈 것이고, 시간나는대로 현장답사를 통해 공표해 과거청산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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