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결집력 등 수익성 놓고 저울질 가능성 관측

▲ 그간 SM과 거리감을 두었던 에이벡스의 급작스런 태도 돌변에 팬들이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진은 JYJ의 미국 쇼케이스 모습.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등 동방신기 3인의 유닛 체제를 지원하며 매니지먼트를 맡아왔던 일본 연예기획사 에이벡스가 불과 몇 개월 사이에 태도를 급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4월 3일 '동방신기의 그룹 활동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혀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에이벡스는 열흘 후 홈페이지에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을 제외한 동방신기 3인 유닛 체제를 발표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에이벡스는 이 공지에서 “세 멤버는 독자적으로 에이벡스와 전속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고 활동할 것”이라며 3인 유닛 결성을 공식화했다. 이어 6월 5일부터 13일까지 오사카 교세라돔과 도쿄돔에서 '준수·재중·유천 땡스기빙 라이브 인 돔' 공연을 펼쳐 이들의 인기를 확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9월 16일 갑자기 JYJ(재중.유천.준수)의 에이전트가 과거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었던 점을 문제 삼으며, 이들의 일본 활동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JYJ 측은 이에 대해 “에이벡스는 기존 계약 내용과는 달리,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내세웠다”며 자신들은 피해자라고 반발했다.

그로부터 두 달여의 시간이 흐른 25일. 에이벡스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유노윤호와 최강창민 2인조로 구성된 동방신기가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며 “SM 저팬의 관리 하에 이들의 일본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발표해 다시 한번 팬들을 놀라게 했다.

에이벡스는 특히 이 공지에서 “슈퍼주니어, f(x)와도 계약을 체결했다”며 “SM 저팬은 매니지먼트로서, 에이벡스는 레코드 레이블로서, 또 매니지먼트 에이전트로 전면적으로 아티스트 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동방신기 3인 멤버와의 유닛 체제 활동을 두고 SM과 다소 거리감을 두었던 에이벡스가 또다시 “양사 간 보다 긴밀한 제휴관계를 구축하고 협력하겠다”며 급작스럽게 돌변한 행보를 두고 팬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동방신기 팬들은 “이번 공지를 보며 에이벡스가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을 동방신기로 활동하게 한 후 결집할 수 있는 팬덤의 규모를 저울질하려는 것 같다”며 “이를 통해 나타나는 결과를 토대로 JYJ를 퇴출시킬 것인지, 다시 영입할 것인지 결정할 것 같다”고 관측했다.

또 다른 팬들은 “결국 에이벡스는 SM과의 관계를 보다 더 긴밀하게 유지하기 위한 명목으로 후배 그룹들과 전속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들의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한 기업이라는 걸 또다시 자각하게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팬들의 이 같은 판단은 그간 SM과 에이벡스가 밟아온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추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지난 8월말 유니버셜 저팬과 계약을 맺고 일본에 진출한 소녀시대가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자 이를 지켜본 에이벡스가 조급증을 느끼고 SM에 손을 뻗었을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에이벡스가 JYJ의 일본 활동 중단을 선언했을 즈음, 국내 연예계와 언론에서는 그 배경에 소녀시대의 성공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예상치 못한 소녀시대의 활약에 SM과 등을 진 에이벡스가 당황하고 다른 가수들마저 경쟁사에 빼앗길 수 있다는 초조함에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지적.

당시에는 이러한 해석을 두고 지나친 가정이라는 판단이 우세했으나, 결과적으로 에이벡스가 슈퍼주니어, f(x)와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추측이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JYJ와는 일방적 계약 중지를 통보한 상태에서 또 다시 유노윤호, 최강창민 2인 체제로 동방신기 활동 재개를 선언한 에이벡스의 종잡을 수 없는 갈지자 행보가 과연 팬들의 의혹처럼 수익성 있는 그룹에 대한 '단물 빼먹기' 일지, '제2의 동방신기'를 찾기 위한 노력일지 앞으로의 발걸음에 눈길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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