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성 제기한 반대 무릎쓰고 공기 맞추기 위해 2년 만에 완공

▲ SK건설 안재현 사장 (사진=SK건설)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SK건설(사장 안재현)이 시공한 ‘중앙선 신설 공사’ 죽령터널 구간에서 균열을 통해 물이 솟아오르는 상황에서 궤도를 설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가 되는 현장은 도담에서 영천까지 이어지는 중앙선 신설 공사 현장에 포함된 약 8~9km 길이의 죽령터널 중, 영주 풍기 진입로 1-2km 사이 구간이다. 이 외에도 2곳 이상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음에도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노반의 콘크리트 바닥면 균열이 발생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반 침하나 융기가 일어나 열차 탈선이라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 소백산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죽령 철도터널 현항도.

취재가 시작되자 SK건설 측은 부실공사 사실을 은폐하려고 했다. SK건설 측은 1일 본지와 최초 통화에서 “근로자의 날이라 현장 관리자에게 확인이 어렵다”며 회피했다.

이후 재확인을 요구하자 “감리사가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보수 공사 진행 중이다”라며 사실을 인정했다.

일각에서는 SK건설이 공사기간을 무리하게 맞추기 위해 균열이 발생한 부분에 콘크리트 타설을 강행한 것으로 추정했다.

공사 착공 초기인 2015년 한국환경단체협의회(위원장 최병환) 중심의 백두대간 생태지킴이연대는 지하수 유실과 지반침하 등으로 심각한 생태계 파괴 위험을 인식하고 SK건설에 전 구간 차수공법 시행 대책을 요구했다.

그래 9월 최병환 환경과사람들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시공사인 SK건설은 소백산국립공원 지하를 관통하는 11㎞ 길이의 죽령터널 굴착을 무슨 일이 있어도 2년 만에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전문가의 경우 문제의 심각성과 함께 2년 만에 완료하겠다는 것은 ‘차수 그라우팅 공법’만 시행하기에도 부족한 기간이며, 아마도 SK건설은 수백억 원의 추가 건설비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쉽게 설계안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결국 SK건설은 지난 2015년 5월 착공이후 2년여 만인 2017년 12월 굴착을 완료하고 철도 전차선과 궤도 부설까지 최종 완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나 정부 부처에서는 개통이 미뤄지더라도 이 같은 사실을 철저하게 조사해 대형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하는 게 더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SK건설의 공사현장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1일 부산 동래 SK뷰 공사현장에서도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현장에선 유압 실린더를 이용해 CPB(콘크리트 타설기)를 윗층으로 들어 올리는 작업을 하던 중 이 장치가 떨어지면서 밑에서 배선작업을 하던 인부들을 덮쳤다.

현행 규정상 CPB 인상 작업 중에는 현장 하부에서는 작업을 중지해야 하지만, 그대로 작업을 강행하다가 인명사고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SK건설 측은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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