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동 aT센터, 7.30~8.1까지
123개 업체 참가, 45% 해외 맥주

▲ 30일 서울 양재동 aT 센터에서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 2020'이 개막했다. 사진=편은지 기자 
▲ 30일 서울 양재동 aT 센터에서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 2020'이 개막했다. 사진=편은지 기자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와~ 진짜 맛있다. 한 잔만 더 마실 수 있을까요?” 
 
오전 10시, 술을 마시기엔 꽤 이른 시간부터 양재동 aT센터에서는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30일부터 열린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 2020’에서는 평일임을 잊은 듯이 국내 맥주부터 해외 각국의 맥주까지, 다양한 맥주를 맛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진=편은지 기자
사진=편은지 기자
올해로 2회를 맞는 KIBEX는 국내 유일 맥주 전문 박람회로, 30일부터 오는 1일까지 사흘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진행된다. 국내 맥주 기업은 물론 미국, 독일 등의 해외 제조기업, 양조장, 재료 기업, 생산 설비 기업 등 총 123개사가 참여했다. 이 중 해외 기업 비중은 45%에 달한다.
 
올해 KIBEX에서는 지난해 대비 바이어 등록 건수가 2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폐렴) 등으로 홍보 기회가 어려웠던 만큼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 올 초 주류 종량세가 도입되면서 수제맥주 시장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행사 첫날이었던 이날은 일반 참관객의 참관이 불가해 비즈니스 미팅 차 참석한 관계자들이 줄을 이었다. KIBEX 2020 주최 측에서는 사전에 참가사와 바이어의 요구를 파악해 매칭을 하고 전시장 내 별도 상담 공간을 마련해 원활한 비즈니스가 이뤄지도록 지원했다.
 
KIBEX 주최 측은 “수제맥주 시장 확대 국면에서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원재료, 장비, 패키징부터 다양한 국내외 수제맥주 양조장까지 맥주산업의 전체 밸류체인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산업전시회가 마케팅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바이어는 “저희 맥주를 한국 소비자들이 잘 모르고 있는데 국내에 진출해있는 맥주들 중 술집에서 즐겨먹는 맥주 말고도 맛이 풍부한 다양한 맥주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며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고 사업 측면에서도 협력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할 수 있어 좋은 자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 'LG홈브루'가 KIBEX에 참가했다. 사진=편은지기자
LG전자의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 'LG홈브루'가 KIBEX에 참가했다. 사진=편은지기자
다양한 맥주사들 가운데 LG전자 부스도 눈에 띄었다. LG전자는 ‘홈술’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최근 내놓은 가정용 수제맥주 제조기 ‘LG 홈브루’를 홍보하려 참가했다. LG홈브루는 세계 최초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로, 캡슐 형태로 제작된 홉오일, 플레이버, 효모를 기계에 넣고 맥주를 직접 내려먹는 방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온도, 압력, 시간을 미세하게 감지하고 조절하는 마이크로 브루잉 공법이 적용돼 맛과 풍미가 뛰어나다”며 “발효시간이 보름정도 걸린다는 점이 있지만, 소비자들의 평이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맥주를 비롯해 안주로 손꼽히는 과자, 곱창 등을 제조하는 기업도 더러 참가했다. 막창을 제조하는 달구지푸드는 행사 부스에서 직접 막창을 구워 맥주를 시음하는 관계자들에게 안주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날 국내 최초로 열린 상업 맥주 품평대회인 '코리아 인터내셔널 비어 어워드(KIBA) 2020'의 시상식도 개최됐다. 독일 유리잔 전문 회사 라스탈이 후원한 대회는 국내 최고 맥주 전문가 25명이 심사를 진행했다.
 
이번 품평회에는 44개 맥주 양조장에서 79개 카테고리에 걸쳐 총 251종의 맥주를 출품했다. 이를 대상으로 1박2일 간의 엄격한 합숙 심사를 진행한 결과 14개 카테고리에서 금메달 수상 맥주가 결정됐다.
 
윤정훈 KIBA 2020 심사위원장(플래티넘 맥주 부사장)은 “국내 수제맥주가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며 “출품한 양조장들에 심사위원들의 평가 내용이 전달되는 만큼 양조장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31일 개최될 맥주 전문 커퍼런스도 주목된다. 31일 열릴 '코리아 인터내셔널 비어 컨퍼런스(KIBCON) 2020'에서는 한국 수제맥주 시장 현황과 코로나19 시대 업계가 나아갈 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박정진 한국수제맥주협회장은 현재 국내 수제맥주 시장에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음식점, 술집 등 유흥시장과 편의점, 마트와 같은 소매시장에 대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협회장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향후 5년 간 평균 30%씩 성장해 오는 2024년 3000억원 규모(전체 맥주시장의 6.2%)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컨퍼런스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자영업 생태계 변화 대응과 전망’(정은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디지털 경제 시대를 준비하는 소상공인의 전략’(김현성 인플루언서경제산업협회장) 등의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aT센터, 관할 지자체와 협력해 4단계 입장 방역 절차를 진행했다. 입장 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와 함께 참가사 및 관계자들에게 안면 마스크와 손소독제, 위생장갑 등을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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