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선의 주요 이슈로…트럼프 “단지 관리 미흡한 탓”

▲ 10일(현지시간) 미 오리건주 피닉스의 이동 주택 단지에서 한 가족이 산불로 소실된 자신들의 집을 바라보며 슬퍼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10일(현지시간) 미 오리건주 피닉스의 이동 주택 단지에서 한 가족이 산불로 소실된 자신들의 집을 바라보며 슬퍼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정민 기자 | 미국 서부 해안 주들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피해가 남한 면적의 20% 이상을 넘어서는 가운데 미국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트럼프가 기후 방화범”이라며 맹공격에 나섰다. 기후 변화에 대한 문제를 두고 대통령과 후보 측 간의 설전이 벌어지며 얼마 남지 않은 대선에 중심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 언론 뉴욕타임즈는 이날 델라웨어주 자연사박물관 앞에서 바이든 후보가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온 기후변화에 대한 부정이 현재 서해안의 비상사태 뿐만 아니라 중서부의 기록적 홍수, 걸프만 연안의 허리케인 등 파괴를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가 재선돼 기후변화의 부정이 4년 더 지속된다면 얼마나 많은 교외의 자연이 산불로 불타고, 물에 잠겨야 할지 가늠할 수 없다”며 “기후 방화범에 4년이라는 시간을 더 준다면 이런 지옥 같은 일들이 더 심해지고 더 큰 재앙을 맞이하는 것이 놀랍지도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를 방문해 “산불은 캘리포니아주의 산림 관리가 부실한 탓”이라고 밝혔다.
 
이에 같은 자리에 있던 웨이드 크로풋 캘리포니아주 천연자원부 장관이 “기후변화로 인해 대기가 극도로 건조해 지면서 대형 산불로 이어졌다는 과학적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과학이 다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기록적인 폭염과 강풍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은 현재 최소 35명이 목숨을 앗아갔고 수천 명의 이재민을 낳고있다.
 
뉴욕타임즈는 산불 발생 한 달 만에 서부 산불 현장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기후 변화를 직시하지 않고 부정하는 탓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 소방국(캘파이어)에 따르면 현재까지 산불로 불탄 면적은 320만 에이커(약 1만2950㎢)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28개 대형 산불 현장에서 약 1만6500명의 소방관들이 화재진압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산불의 직접적 피해를 입지 않은 서부 인근 지역에서는 산불로 발생한 미세먼지와 연기때문에 숨쉬기도 힘들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포틀랜드, 시애틀 같은 주요 도시의 대기질은 '해로움'이나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주민은 "하늘이 하루 종일 붉게 물들어 마치 화성의 한 장면 같다"며 "지구의 종말의 모습"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