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바마케어' 폐지 쟁점 부각
절차적 논란도...코로나 확진 공화당 후보 참석

▲ 12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법관 후보 에이미 코니 배럿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시작됐다. 사진제공=뉴시스
▲ 12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법관 후보 에이미 코니 배럿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시작됐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정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 에이미 코니 배럿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됐다. 첫날 민주당과 공화당은 지명자에 대한 심문보다 오는 11월 대선을 중점으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워싱턴 의사당의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준청문회가 양당의 정치적 전쟁터가 됐다고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폐지를 공약한 '오바마케어'(전국민의료보험개혁법)에 대한 위헌소송 심리에 초점을 맞췄다. 공화당은 배럿후보의 법률가로서의 능력을 부각시켜 적임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소속 법사위원장은 "길고 논쟁적인 한 주가 될 것"이라며 청문회를 열었다. 그는 “공화당은 찬성표를, 민주당은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며 “정말 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이 자리는 아마도 서로를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배럿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이날부터 나흘간 진행되며 법사위 차원의 인준 투표는 22일 실시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직전인 10월 마지막 주에 상원 본회의 인준 투표를 진행해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첫날인 이날 청문회에서는 상원의원들의 발언에 이어 후보자의 인사말, 현안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공화당 측은 먼저 배럿에 대해 옹호하며 입양한 자녀까지 7남매를 둔 어머니인 사실도 부각시켰다. 존 코닌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은 "서로 다른 사법적 철학을 지닌 이들도 배럿 지명자와 관련해서는 일제히 영민하고, 존경스럽고, 친절하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을 균형있게 구축한 배럿 지명자에 경탄한 젊은 여성들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배럿 후보자가 각종 현안에 대해 지금껏 지나치게 보수적 입장을 드러낸 것을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뜻대로 대선 전에 인준 절차를 마무리한 후 배럿이 연방대법원에 들어갈 경우 11월 10일에 열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오바마케어'를 폐지 재판에 참가하게 된다며 공세를 폈다. 수백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게 될 것이라며 유권자들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도 이날 "이 지명자는 오바마케어를 없애고 싶다고 한 사람"이라면서 "대통령도 그렇다. 이 문제에 집중하자"고 말했다.

민주당 측은 또 여성의 낙태권, 총기 소지, 동성결혼 등에 대한 배럿 지명자의 보수적 관점을 지적했다.

레이히 의원은 "국민들은 여성이 자신의 몸을 통제할 권리가 없었던, 직장에서 여성을 향한 차별 받아들여지던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청문회에서는 절차적 논란도 제기됐다. 지난 2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던 공화당 마이크 리 상원의원도 열흘간 자가 격리 후 전염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며 출석했고 질문할때 마스크도 벗었다. 음성 판정을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청문회에 참석하는 모든 인사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지 않아 의회 내 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화당이 청문회에서 민주당에 시간을 너무 많이 준다”고 불평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의원들이 더 저렴하고 더 나은 건강보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성향의 배럿 후보자 취임 절차를 서둘러 마무리하고 미 대법관 인적 구성을 보수 6명 대 진보 3명으로 개편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미 언론 등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비등하게 패배할 경우의 소송전을 대비해 보수 절대 우위의 대법원 구도를 관철시키려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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