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9%p로 트럼프 앞서는 바이든..."가장 안정적인 우세"
뜨거운 사전투표 열기...유권자의 3분의 1 투표 완료
`샤이 트럼프`와 '스윙 스테이트'는 주목해야할 핵심 변수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진제공=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정민 기자 | 11월 3일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계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 지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관세, 환경, 대외관계 등 수 많은 변수가 작용하고 있는 만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 사이 전문가들도 쉽사리 의견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보도하는 언론들도 이전에 비해 어떤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예측을 뚜렷하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100%로 점치고 오보를 내며 불명예를 안은 만큼, 이번 대선에서는 결과에 대한 전망보다 여러 변수에 대한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기획-美 대선①]을 통해 미국 여론조사 결과들의 의미와 현재 미국의 투표현황, 핵심 변수 등을 분석해 유력한 후보를 예측해보고, [기획-美 대선②]에서는 미 대선이 글로벌과 한반도에 미칠 주요 이슈 등을 다뤄 미국 대선 전반에 대해 정리했다.
 
▲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제공=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제공=뉴시스
◇역대 가장 안정적인 경쟁?

미국 현지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는 여전히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추월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점이다. 

바이든 후보의 대선 도전은 이번에 세 번째다. 그는 오랜 국정 경험과 중도성향으로 지난 3월 3일 '슈퍼 화요일' 일찌감치 대의원 99명인 버지니아에서 53% 득표율로 버니 샌더스 후보로부터의 승리를 확정 지었고 노스캐롤라이나·앨라배마·아칸소·미네소타·테네시·오클라호마에서도 승리해 민주당 내 대선후보로서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거전문매체 `538`에 따르면 3월 당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지지율에서 6%포인트(p) 앞서기 시작해 1차 토론이 열린 지난달 7%p로 올랐고, 1차 부통령 후보 토론과 2차 대선 토론까지 치룬 현재 9%p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또 지난 12일에는 바이든 후보 52.3%, 트럼프 대통령 41.9%로 집계돼 최초로 두 자릿수인 10.4%p의 격차를 기록했다.

나타니엘 라키취 선거 애널리스트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 경쟁이 현대 역사에서 가장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장 주목해야할 점은 코로나19, 분열과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한번도 지지율이 엎치락 뒤치락하지 않다는 것과 줄곧 비슷한 수준의 차이를 보이며 바이든 후보가 안정적으로 우세하고 있다는 것"라고 설명했다.

◇'힐러리 승리' 예측 참사..."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미국에서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전국적인 지지율은 급격히 하락하고 바이든 후보가 당선을 점치는 분위기와 선거 직전 변수로 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역전 가능성에 대한 예측이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선을 열흘 앞둔 시점에서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후보에 비해 다소 앞서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크리스 아이슨 미네소타대학교 언론학 교수는 "더 중요한 것은 바이든이 거의 모든 전국 및 주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0%를 돌파했다는 점인데 이는 힐러리의 경우는 없던 일"이라 강조했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는 지난번에 비해 지지세력이 극명히 갈려 부동층이 적고 제3자 투표을 고려하는 사람 또한 훨씬 적어 큰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주장했다.
 
▲ 지난 19일 플로리다주에서 한 유권자가 기표 투표지가 든 우편투표 봉투를 공식 선거용 투함박스에 집어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지난 19일 플로리다주에서 한 유권자가 기표 투표지가 든 우편투표 봉투를 공식 선거용 투함박스에 집어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뿐만 아니라 이번 대선이 2016년과 크게 다른 점은 높은 우편투표를 포함한 사전투표 수에 있다. 미 언론 ABC뉴스에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전체 유권자 중 4780만명이 사전투표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 대선 당시 선거기간 전체 사전투표 4720만명을 넘어섰고, 선거일 선거일 3일 전에야 유권자의 3분의 1이 투표했던 4년 전에 비해 10여일 전에 유권자 상당수가 사전 투표를 한 것이다.

이미 3분의 1이 투표를 마친 상황에서 바이든 후보가 평균 9%p 앞선 것은 지난 힐러리 후보의 상황과 매우 다르다는 해석이다. 4년전 힐러리 후보는 선거일 직전 평균 4%p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다.

◇ 관전 포인트될 핵심 '변수'

미국은 한국과 달리 독특한 선거제도를 갖고있다. 바로 '선거인단 제도'인데 유권자가 후보자에게 직접 투표하는 대신 자신들을 대신할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을 뽑고 이들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선거인단 수는 총 538명으로 각 주마다 인구 수에 따라 할당되는데, 한 표 차이라도 더 받은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 모두를 가져가는 이른바 '승자독식' 방식이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에서 민주당 후보가 51%, 공화당 후보가 49%를 얻었다면 그 주 선거인단 55명을 모두 민주당 후보에게 몰아주게 된다. 4년 전 힐러리 후보가 약 300만표를 더 얻었음에도 트럼프에게 백악관 자리를 내준 것도 주요 경합주에서 패배해 선거인단을 모두 빼앗겼기 때문이다.

이러한 '승자독식' 방식으로 경합주인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해당 6개 주로는 미시간, 펜실베니아, 위스콘신 등 중서부 지역과 아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등이다. 이들은 지난 2016년 당시 힐러리 민주당 후보가 모두 패배했던 '격전지'다.

최근 선거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미시간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7%p 앞서고 있다. 격차는 지난 8월 말 2.6%p까지 좁혀졌다가 최근 확대되는 추세다. 펜실베니아에서도 바이든 후보(50.8%)가 트럼프 대통령(43.8%) 보다 7%p 앞서며, 위스콘신(6.3%p), 아리조나(2.7%p), 노스캐롤라이나(3.2%p), 플로리다(3.7%p) 등으로 모두 바이든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몇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여전히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아직까지 판세 예측이 이른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4년전 여론조사를 보면 선거일을 7~10일 앞둔 시점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주에서 힐러리 후보를 역전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를 꺼려 여론조사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숨은 표심인 `샤이 트럼프`가 이번에도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 부동의 가능성이 있는 노년층과 교외 여성층의 표심을 어떤 정당이 사로잡느냐에 따라 결과가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