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구조조정 없어…노조도 믿어줄 것"
"내달 14일까지 해외당국 기업결합 신청"

▲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양사 통합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유튜브 캡쳐
▲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양사 통합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유튜브 캡쳐
투데이코리아=김영준 기자 |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난관을 넘긴 가운데, 본격적인 인수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2일 오후 2시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본격적인 인수 절차와 시기를 일부 밝혔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14일까지 해외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하고, 내년 3월17일 전까지 통합계획안을 완성할 예정이다.
 
우 사장은 이날 "내년 1월14일까지 각국의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빠듯한 시간이지만 (기업결합 심사를) 이를 위해 전담 법무법인을 국내외에 선정, 대한항공 전담부서가 팀을 만들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해외 당국 외에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도 내년 1월14일 전까지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불거진 독과점 논란에 대해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인천공항 여객 슬롯 점유율은 38.5%며, 화물기까지 포함하면 40%"라며 "한국시장에서 일부 장거리 노선을 제외하고 독점에 대한 이슈는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또 "해외에서는 한국처럼 시장 점유율이 높은 노선이 많지 않아 크게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예로 봤을 때 항공사의 M&A가 무수히 있었지만 승인이 되지않은 경우는 거의 없다"며 심사 통과를 자신했다.
 
우 사장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년 3월17일까지는 통합 계획안을 완성해야 한다. 우 사장은 "(3월17일 전까지 남은) 그 전까지 약 3개월간 집중적으로 실사를 하고, 통합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대한항공과 비교한 비용 구조, 계약 관계 등 전반적 상황을 파악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통합 작업과 관련해 대한항공은 인수위원회를 구성한다. 우 사장은 "대한항공의 각 분야별 워킹 그룹을 구성했다. 정확한 인원 숫자 말씀드릴 수 없지만 각 분야 전문가가 참가한다"며 "재무, 자재, 법무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살펴보고 회계법인, 법무법인도 참여할 예정이다. 아시아나 그룹사에 대해서도 동시에 실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인수전 반발’ 노조 설득...“51년 동안 구조조정 없었다”
 
우 사장은 중복 인력의 구조조정을 우려하며 인수전에 반발하는 노조에 대한 설득에도 적극 나섰다.
 
현재 대한항공조종사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노조,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등 양사 4개 노조는 노사정 협의체를 통한 인수전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우 사장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산은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저는 언론 인터뷰에서 누차 이야기했다. 계약서상 확약이 돼 있다"며 "진정성이 있다. 노조에서 믿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국제선 여객 수요가 95% 감소해도 대한항공은 구조조정하지 않았고, 지난 51년 동안 구조조정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노조와 상시적으로 대화하고 있다"며 "아시아나 노조에 대해서는 아직 실사도 하지 않았고, 자회사 편입 전이므로 필요한 경우 아시아나 경영진, 산은과 협의해 어떤 소통 방법이 가장 좋을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없는 통합 방안에 대해서는 "양사의 국내 인력은 약 2만8000명인데 이 중 본사 및 오버헤드 인력은 2000명 수준"이라며 "95% 이상이 직접부분 인력으로, 통합돼도 공급 줄일 예정은 없어 직접 부문에 대한 인력 수요는 그대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연 감소 인원은 1년에 1000명 이상으로 예상하며, 이렇게 하면 중복 인력은 전체 인력에 비해 크지 않다. 필요 시 부서 이동 등으로 충분히 흡수 가능하다"고 했다.
 
◇ 양사 통합, "3000억 원 이상 가치"
 
그는 "지난번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회계 법인에서 추정한 통합 시너지 효과가 3000억 원이라고 말했다"며 "열심히 노력한다면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항공사는 연간 3000억 원보다 훨씬 더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통합 이후) 스케줄 경쟁력이 좋아지므로 환승 수요를 많이 유치할 수 있고, 화물 판매가 상당히 강화할 것"이라며 "항공기 가동률 제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의 높은 항공기 임차 비중을 구매로 전환하는 등 항공기 구조를 바꾸고, 정비비·조업비·IT비용·시설 운영비 등도 규모의 경제를 이용하면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며 "신용 등급이 올라 금융이자 비용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우 사장은 아시아나의 유동성 문제에 대해서는 "아시아나에 1조5000억 원의 자본, 3000억원의 영구채 등 총 1조8000억원의 현금이 투입된다"며 "내년까지 아시아나가 필요한 유동성은 상당히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후에는 필요 시 산은과 기간산업안정기금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과의 협약에 따른 의무에 대해서는 "산은과의 계약상 인수 절차를 충실히 이행할 예정"이라며 "이미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규모 증자에 대해 증권사들이 상당히 호응하며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 중인 사모펀드 KCGI가 가처분 기각에도 정식 소송에 나설 시 대책에 대해 우 사장은 "소송은 한진칼에서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가처분 소송에서 충분히 검토됐기 때문에 잘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 사장은 내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내년에도 상황이 아주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준비하고 있다"며 "전년 대비 약 35% 수준으로 사업 계획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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