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0년 하반기 시스템리스크 서베이 결과’ 발표
금융전문가 10명 중 7명 '팬데믹 장기화' 꼽아
"美 정책 불확실성 및 가계 소득 감소 등은 새 위험 요인"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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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이정민 기자 | 국내외 금융전문가 10명 중 7명이 가장 위협적인 '금융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기업부문 실적 부진과 가계 소득 감소로 인한 신용위험 증대 등이 금융기관이 직면한 주요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0∼25일 국내외 금융기관·연구소 담당자 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하반기 시스템리스크 서베이'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한은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인원 중 70%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가능성을 최대 금융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대선 이후 미 정부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50%), 기업실적 부진과 신용위험 증대(38%), 고용악화 등에 따른 가계 소득 감소(38%) 등이 뒤를 이었다.
 
한은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주요 리스크 요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매년 2차례 에 걸쳐 국내외 금융기관 종사자와 금융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시스템 리스크'란 금융 기능이 마비돼 실물 경제까지 심각한 타격을 받는 상황을 뜻한다.

한은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가능성, 고용악화와 가계 소득 감소는 발생 가능성이 높은 리스크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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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6월 조사에서도 응답자 중 80%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를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기업실적 부진 및 신용위험증대(38%), 고용악화 등에 따른 가계 소득 감소(38%), 글로벌 자산가격 상승 및 급격한 조정(33%)의 순이었다.  

미 정부 정책 방향 불확실성,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악화에 따른 가계 소득 감소 등은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부각된 리스크 요인이다.

다만 지난 6월 조사에 비해 금융시스템에 위기를 초래할 충격 발생 가능성은 낮게 전망됐다. 1년 내로 단기 충격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중은 38%에서 20%로 줄었고, ‘낮다’고 응답한 비중은 29%에서 45%로 늘었다. 3년 내(중기) 충격 발생 가능성도 ‘높다’고 응답한 비중이 31%에서 18%로 하락했고 ‘낮다’고 응답한 비중은 18%에서 23%로 상승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코로나19 이후 가장 유의해야 할 금융안정 위험요인으로는 '기업 부문(중소기업·자영업자 포함) 실적 부진과 신용위험'이 5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바뀐 환경에서 금융기관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금융기관 건전성 저하, 비대면 중심 영업 환경 변화 등이 주로 언급됐다.

이밖에도 정보통신(IT) 인프라 구축 및 시스템 안정성 제고 부담이 늘어난 것과 재택근무로 인한 비대면 중심의 영업환경 변화 등이 어려움으로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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