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청장엔 흑인 남성 마이클 리건 내정
'다양성'의 내각 구성 결의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무장관에 원주민계 여성인 뎁 할랜드(60)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무장관에 원주민계 여성인 뎁 할랜드(60)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정민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무부 장관으로 미국 원주민 출신인 뎁 할랜드 하원의원을 내정했다. 상원의 인준만 통과하면 역사상 최초의 원주민 출신 장관이 된다.

17일(현지시간) 미 언론 CNN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뉴멕시코주의 할랜드 의원을 내무장관 후보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할랜드는 아메리카 원주민계 출신으로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다양성 기반 내각 구성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할랜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와 같은 원주민의 목소리를 갖은 사람이 내각의 구성원이나 장관이 된 역사가 없다"며 "우리 모두의 지구, 보호받아야 할 땅을 위해 치열하게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명은 비원주민 출신이 내무장관을 맡아온 245년의 전통을 깼다. 미 주요 매체들은 그동안 원주민 보호에 가장 책임 있는 연방기관으로서 원주민 학대 논란의 중심에 있던 곳을 할랜드 이끌게 됐다며 역사적이고 파격적인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내무부는 통상적으로 치안문제와 국내안보를 책임지는 다른 나라의 내무부와는 달리 국내 천연자원과 문화유산 등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행정 기관이다. 내무부장관은 국립공원, 석유·가스 시추 지역, 멸종 위기종 서식지를 포함해 미국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202만3428㎢(5억 에이커)의 토지를 관할한다. 또 전국 574개 아메리칸 인디언·알래스카 원주민 부족과 정부 사이 조율 및 정책을 담당하게 된다.

인수위는 "할랜드가 그동안 부족 국가의 원주민들 뿐만 아니라 소외 지역과 계층, 유색인종 등 모든 미국인들을 위해 싸우며 경력을 쌓아온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로즈버드 라코타 원주민계 출신 콜니 라이스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원주민들 사이에서 할랜드 의원은 이미 영웅같은 존재"라며 "그 누구보다도 우리가 함께 지켜야할 자연이 무엇인지,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기에 앞으로의 정책이 매우 기대된다"고 전했다.  

할랜드 의원은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하원 천연자원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다양한 실무 경험을 통해 그는 토지 및 환경보호와 청정에너지에 대한 지식을 쌓아왔다. 이 때문에 일각선 그가 내무장관이 되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등 바이든 당선인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상당한 도움을 줄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환경보호청(EPA) 청장으로 마이클 리건 노스캐롤라이나주 환경품질부 장관을 지명했다. 리건 역시 상원의 인준을 받으면 최초의 흑인 청장이 된다.

앞서 리건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 EPA에서 일하며 에너지 효율과 대기 질 개선, 대기오염 완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설계한 바 있다.

리건 또한 기후 변화와 대기 오염의 영향을 억제하는 등 녹색 에너지를 포용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공격적인 환경정책에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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