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앞둔 변 후보자, 기자단과 화상간담회 가져
김수현 전 靑 정책실장의 그림자 의혹 제기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LH사장과 함께 살고 싶은 임대주택 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LH사장과 함께 살고 싶은 임대주택 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 도심 내에 주택을 공급할 부지가 충분히 많다“며 준공업지역과 저층 빌라 밀집지역의 규제를 완화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디벨로퍼(수익성과 공익성을 추구하는 종합 부동산 개발 사업자)가 참여하도록 해 개발이익을 배분·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LH 공사 전 사장다운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오는 23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변 후보자는 18일 국토부 출입기자단과의 화상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변 후보자는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국민들의 부담이 많이 늘어나고 있어 참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초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주택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하지만 저는 도심 내에서도 질 좋으면서 부담 가능한 주택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서울 도심 내에도 주택을 공급할 부지가 충분히 많다"고 강조했다.
 
변 후보자는 서울 면적이 프랑스 파리보다 6배 넓고 주거지 밀도도 프랑스보다 현저하게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서울에서는 307개의 지하철역이 있지만 해당 지하철 역 인근 평균 용적률은 160% 수준으로 저밀 개발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변 후보자는 그러면서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의 사례를 제시하며 도시규제 완화와 공공·민간 공동사업을 통해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새로운 도심 개발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도 도시계획과 건축규제를 완화한다면 주택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며 "그동안 여러가지 목적으로 적용됐던 각종 규제들을 주민 삶의 관점에서 다시 해석하고 새로운 도시재생 사업 모델을 도입한다면 저렴한 주택공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공 참여를 통해 개발이익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 후보자는 "공공디벨로퍼가 참여한다면 개발과정을 주도하고 개발이익은 토지주, 지역공동체, 세입자 등에게 적정 배분·공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환경부 장관·국무조정실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환경부 장관·국무조정실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디벨로퍼의 참여를 지지하는 발언은 변 후보자의 LH 사장 시절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맞물리는 모양새다. 이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도 연관이 없지 않아 청문회에서 난관이 예상된다.

<일요서울>에 따르면 앞서 변 후보자와 김 전 정책실장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연구원에서 함께 근무하며 인연을 쌓았다. 2014~2017년에는 각각 SH 사장과 서울연구원 원장으로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을 주도했고, ‘도시재생 뉴딜’에 대한 밑그림도 같이 설계했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연구소나 학회 모두 진보적인 성향의 학자들이 모인 김수현 사단으로 통한다”며 “경제 논리로 움직이는 부동산시장을 주거복지 차원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변 후보자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LH가 해당 학회 관련자들에게 연구 용역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LH 연구용역 수의계약 실적을 살펴보면 전임자 시절 3년간 17억 원에 불과했던 것이 변 후보자가 LH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1년 반 만에 36억 원으로 커졌다.

또 지난 6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 매체 통화에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위시한 ‘부동산 마피아’ 중에서도 김 실장의 이념을 120% 공유하는 단 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에서는 벌써부터 변 후보자를 김 전 정책실장의 그림자로 판단해 청문회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전세시장 불안 문제와 관련해서는 "역세권이나 공장부지, 저층 주거지, 공공기관이 갖고 있는 부지들을 집중 활용해 공공전세나 매입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이미 발표된 전세대책 외에 추가적으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물량을 선제적으로 공급해 전세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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