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상공회의소.
▲ 대한상공회의소.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최근 미국, 중국 중심으로 통상환경이 급변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이 기업생존에 중요해졌지만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은 통상환경 변화에 마땅한 대응방안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5일 발표한 최근 미국·중국 등 주요국에 진출한 국내기업 301개사를 대상으로 ‘신(新)통상환경 변화 속 우리 기업의 대응상황과 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상환경 변화대응에 대해서 기업의 86%가 ‘대응방안 없다’로 답했다. ‘대응방안 있다’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92%가 대응방안이 없다고 답해 통상환경 변화 대응에 더욱 속수무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상환경의 변화가 기업의 경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응답기업의 42.5%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별로 영향 없을 것’으로 보는 기업은 48.2%였으며 ‘더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은 9.3%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 기업이 대외활동에 가장 부담을 느끼는 통상이슈에 대해 응답기업의 40.9%는 ‘미중갈등’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환경기준 강화’(25.2%), ‘비관세장벽 강화’(24.3%), 노동기준 강화’(11.0%), ‘글로벌 법인세 등 과세부담 가중’(9.6%), ‘GVC 개편’(8.3%), ‘디지털 전환’(3.7%) 순으로 답했다.
 
진출 지역별로는 미국의 경우 ‘원산지 기준 강화’(24.3%)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비관세장벽 강화’(22.2%), ‘반덤핑 등 수입규제 강화’(18.5%), ‘환경·노동 등 규제 신설·강화’(15.3%), ‘동맹국 위주의 경제협력 강화’(14.3%), ‘글로벌 법인세 도입 등 과세부담 가중’(4.8%) 순으로 응답했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경우 ‘미국의 對중국 강경기조 확대’(41.7%)를 가장 큰 부담으로 꼽았으며 EU 진출 기업들은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환경기준의 강화’(34.1%) 및 ‘비관세장벽 강화’(30.3%)를 들었다.
 
안덕근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탄소국경세 도입, 환경규제 강화 등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조치들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지속되자 기업들이 불안을 표출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며 통상환경 변화를 기회로 전환시켜야 하는 만큼 앞으로 정부의 통상정책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정부에 가장 기대하는 통상정책은 ‘FTA 등 양자협력 확대’(40%)였다. ‘다자무역협정 참여 확대’가 중요하다는 응답도 10.6%에 달해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이 정부가 양자 및 다자무역협정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었다.
 
그 외의 정책과제로는 ‘비관세장벽 대응 강화’(24.5%) ‘노동·환경·디지털전환 등 新이슈 대응’(18.9 %), ‘주요국 GVC 재편 대응’(6%) 등을 들었다.
 
또 기업들 대부분은 우리나라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참여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참여하지 말아야한다’는 응답은 불과 2%에 그쳐 대다수의 기업들이 CPTPP 가입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참여는 하되 당장은 보류하는 것이 낫다’는 기업이 36.2%, ‘미국이 가입할 경우 함께 가입한다’고 응답한 기업이 23.9%로 보다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었다.
 
강석구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미국, 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통상환경 재편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CPTPP 등 다자무역협정 등을 통해 새로운 통상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정책방향은 바람직하다”면서 “기업들이 무역협정 확대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통상협력을 계속 확대해나가야 하며 계속 강화되는 비관세장벽과 환경·노동 기준에 기업들이 잘 대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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