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연 기자
▲ 박수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대학생들이 네 학기 째 서로의 얼굴조차 모르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비대면 수업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무려 네 학기 째 이어지고 있는 비대면 수업으로 지난 2년 동안 대학가의 활기찬 모습, 대학 문화 등 많은 것이 중단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대학 수업 방식이다.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고자 비대면 수업이 불가피하다지만 이로 인해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실습이 중요한 예체능 및 공과 대학 학생들은 더욱 피해가 큰 실정이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대학생 28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9명(85.6%) 수준이 2학기 등록금 감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한 이유로 ‘비대면 수업 지속으로 인한 수업 질 하락’이 80.9%로 가장 컸고, 이어 ‘학교 시설물, 기자재 이용이 어렵기 때문(59.9%)’, ‘실습‧실험 등 대면 수업에 지장을 받아서(45.5%)’ 등 뒤를 따랐다.
 
또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21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학생 1명이 연간 부담하는 평균 등록금은 673만3500원으로 전년(672만5900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특히, ▲의학 976만1000원 ▲예체능 773만4800원 ▲공학 721만800원 등 실습‧실험이 중요한 계열학과들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등록금을 납부하고 있었다.
 
이렇듯 대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수업 질이 떨어졌다고 느끼고 있음에도 대학교들은 등록금 감면은커녕 되레 증가한 수치를 보이기도 해 학생들의 불만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실제로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 중 학교 근처도 가보지 못해 입학 후 얼마 되지 않아 자퇴하거나 휴학하는 학생도 허다하다. 이들은 “비싼 등록금 내고 이렇게 수업 듣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학교에 남은 신입생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수강신청, 과제, 시험, 사이트 이용 방법 등에 대해 학교 측과 선배 간 소통이 막혀 제대로 된 설명도 듣지 못한 채 개강을 준비해야만 해서다.
 
아울러 지난 8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윤리학 000교수 공론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수업 당일까지 공지 하나도 없다가 구글 미트나 zoom(줌)이 아닌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수업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하다하다 카톡 오픈채팅방으로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해당 글은 빠르게 SNS를 통해 퍼졌고 전국의 대학생 네티즌들은 “아무리 비대면이라도 카톡으로 수업을 하느냐”, “저래놓고 등록금을 받냐”라는 등의 비판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코로나19로 2년 가까이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학생들은 감염에 대한 우려는 차치하고서라도 학교 측이 학사를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 고심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학생이 주축이 되는 교육 현장 내 학생들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진리의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에 감염병이 할퀴고 간 상처는 오롯이 학생의 몫으로 남았다.

학생이 주체가 돼 움직여야 할 학교에는 지금 학생이 없다. 학생들은 그저 대학 측의 허술한 운영 방식과 통보에 따를 뿐. 전형적인 주객전도 현상이다. 대학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도 찾아보기 어렵다. 대학은 코로나19가 끝나고 과연 학생들을 환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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