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충청남도 농업기술원
▲ 사진=충청남도 농업기술원
투데이코리아=박수연 기자 | 충청남도가 국내 쌀 품종 중 재배 기간이 가장 짧은 ‘충남 빠르미’를 활용해 대한민국 최초 ‘벼 3모작 시대’를 개막했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이 부여 한 시설하우스 농가가 기술원의 빠르미 시험재배 후 식재한 오이를 최근 수확하고 있다고 18일 전했다.
 
이 농가는 지난 5월까지 토마토를 재배한 뒤 같은 달 25일 빠르미를 이앙해 84일 만인 8월 17일 수확을 마쳤다.
 
올 한 해 동안 토마토와 벼에 이어 오이까지 수확하며 ‘시설하우스 벼 3모작’을 완성한 것이다.
 
현재 부여 시설하우스는 대체로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토마토를 키운 후 6∼9월 멜론을 재배하거나 1∼5월 수박, 6∼9월 멜론, 10∼12월 오이를 키우며 2∼3모작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시설작물 3모작은 토양 내 비료·농약 등 염류 집적을 유발, 연작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이번 부여 시설하우스 농가도 지난해 토마토 재배 후 곧바로 멜론을 재배했지만 염류 집적에 따른 피해로 작물 대부분을 수확하지 못한 바 있다.
 
지속적인 비료·농약 사용이 토양에 염류를 집적시켜 작물 수확량을 감소시키고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토양 내 염류 집적 해결 방안으로 벼를 재배해 85%의 염류를 제거하는 방법이 있지만 일반 벼는 휴경 기간이 2∼3개월에 불과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시설농가에서는 벼를 재배하지 않고 물만 채워 놓거나, 벼를 심더라도 후속 작물 재배를 앞두고 대부분 갈아엎는다.
 
그러나 빠르미는 70일 안팎이면 수확이 가능해 짧은 휴경 기간을 동안 염류 집적 문제를 해결하고 벼 수확까지 가능하다.
 
빠르미를 개발한 윤여태 도 농업기술원 박사는 “시설하우스 염류 집적 문제 해결 방안으로 작물들 사이 벼 재배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긴 생육 기간 때문에 벼 대신 작물을 연속 재배하며 땅을 혹사시키고 있다”라며 “이는 수량과 상품성을 떨어뜨리며 동일한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고도 소득이 줄어드는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여 시설하우스에서 현재 수확 중인 오이는 수량이 좋고 상품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농가 만족도도 매우 높다”라며 “시설작물 사이 빠르미 재배가 토양 염류 집적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이 입증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빠르미는 도 농업기술원이 지난 2009년부터 국내외 조생종 품종을 교배해 개발한 극조생종 품종으로 △2기작·노지 2모작·시설하우스 3모작을 통한 농가 소득 증대 △노동력·농자재·수자원 절감 △기후변화 시대 식량 위기 대응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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