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국민에 30~50만원 추가 지급필요”
홍준표 “이재명, 대선 앞서 현금살포 매표행위”
홍남기 “로마까지 와서 재난지원금 언급은 좀”
‘재난지원금=한시적 소고기 지원금’이란 지적도

▲ 사진은 왼쪽부터 국민의힘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시스
▲ 사진은 왼쪽부터 국민의힘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재난지원금 추가지급’을 주장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은 “나라 곳간 털어먹는 잘못된 발상”이라며 날카롭게 지적했고, 정부의 곳간지기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또한 “로마까지 와서 그 얘기를...”이라며 이 후보의 주장에 불편한 감정을 표출했다.
 
홍 후보는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나랏빚이 1000조원, 가계 부채가 1800조원이 넘었다”며 “대선을 앞두고 또 현금 살포로 지난 총선 때와 같은 매표 행위를 하겠다는 건 후안무치한 짓”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후보의 이 같은 비판은 앞서 이 후보가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 국면에서 추가로 최하 30~50만원은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GDP 대비 지원 규모가 1.3%에 불과해 적다. 국가 역량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재정 판단의 오류 같다”고 주장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참 교훈이 없다. 그렇게 해서 나라 경제를 망쳐놨는데 그것을 되살릴 생각은 하지 않는다. (돈을 푼다면) 나라가 망조로 가는 길이다”라며 “그럴 돈이 있으면 코로나로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고 펀더멘탈(체력)을 다시 세우는데 돈을 쓰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언급한 국민 1인당 30~50만원 규모의 재난지원금 지급을 편성했을 경우 최소 15~25조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어 사실상 전국민 대상의 지급이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가지원 주장에 대해 나라 곳간지기인 홍 부총리도 내심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수행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했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홍 부총리는 동행 기자들을 대상으로 G20 정상회의 결과 및 성과 등을 브리핑했다.
 
이 자리에서 한 기자가 홍 부총리에게 ‘이 후보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경 추가 편성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기재부의 입장은 어떤가’라는 질문을 하자 “로마까지 와서…”라며 “제가 이 자리에서 답변 드리긴 적절치 않으니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일순간 브리핑장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리의 이 같은 반응은 전날(29일) 이 후보가 “국민 모두가 입은 피해에 비해 국가의 지원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의 헌신과 협력에 대한 위로와 보상 차원에서 추가의 일반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가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과 달리 이 후보는 지원금 지급을 통한 빠른 경제회복을 설파하고 있는 과정에서의 대립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이 후보가 재정건전성을 주장하는 홍 부총리에 대해 “전쟁 중 수술비를 아끼는 자린고비”라고 비난하자 홍 부총리는 SNS에 “두텁기가 큰 바위는 바람이 몰아쳐도 꿈쩍하지 않듯 진중한 자의 뜻은 사소한 지적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글을 게재해 응수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 후보가 홍 부총리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이른바 ‘소고기 지원금’이라 칭하며 일회성 소비에 그칠 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농촌진흥청이 소비자 패널 88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차 재난지원금으로 농식품 구입과 외식 등 먹거리에 사용했다는 답변이 59.9%에 달했다.
 
그 중 돼지고기 구입이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44.6%였고, 한우는 34.4%를 기록했다. 당시 재난지원금 사용처인 편의점 GS25에서는 국내산 소고기 매출이 전년 대비 150배나 급증하기도 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재난지원금으로 인한 소득상승의 효과는 미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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