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전 11시 42분께 본지 기자 이메일로 수신된 램테크놀러지 가짜 보도자료.
▲ 22일 오전 11시 42분께 본지 기자 이메일로 수신된 램테크놀러지 가짜 보도자료.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반도체 소재 기업인 램테크놀러지의 주가가 ‘가짜 보도자료’ 사태로 요동치고 있다. 초고순도 불화수소를 개발했다는 기사가 나오며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가짜 보도자료'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램테크놀러지는 23일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6.65% 내린 74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는 전날 상한가로 거래를 마친 데 이어 이날 장 중 1만11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램테크놀러지의 주가가 이처럼 올랐던 건 전날 신기술 관련 보도가 영향을 끼쳤다. 이 회사가 초고순도 불화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 완료하고 특허를 취득했다는 내용이다.
 
해당 기사들은 대부분 여러 언론사에 발송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오전 11시 42분께 기자 메일로 수신된 이 보도자료를 보면 회사 이름은 물론 특허 번호와 홍보 담당자 연락처까지 기재돼 있다. 하단에는 회사 전경과 함께 “금일 ‘반도체의날’ 을 맞아 보도에 긍정적인 검토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도 있다.
 
문제는 이 보도자료가 램테크놀러지 측에서 보낸 게 아니라는 점이다. 회사는 물론 IPR 대행사인 IFG파트너스에서도 보도자료 작성은 물론 발송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말 그대로 가짜 보도자료다. 특히 발신인은 보도자료 첫 문단에서부터 회사명을 ‘램테크놀로지’로 잘못 표기하기도 했다.
 
IFG파트너스에 따르면 램테크놀러지가 ‘초고순도 불화수소의 정제 방법 및 장치’에 대한 국내 특허를 등록한 건 사실이지만,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내용을 밝히진 않았다. 이 내용은 지난 15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해당 보도자료에서 ‘세계 최고 고순도 기체·액체 불화수소 동시 생산 기술 개발’이나 ‘순도 99.9999999999(15N) 일본의 기술력보다 앞선 기술력’ 등은 정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종종 증권가 메시저 등을 통해 허위 사실이 유포돼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는 있지만, 언론사에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코스닥 시장을 뒤흔든 이번 가짜 보도자료 사태의 피해는 주주들로 돌아갔다. 이날 네이버 금융에서 램테크놀러지 종목 토론실을 보면 주주들은 주가 급락에 분통을 터뜨리며 금융감독원 조사 촉구 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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