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넷플릭스 제공
▲ 사진=넷플릭스 제공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OTT(Over The Top)가 등장하면서 대중들은 공중파 콘텐츠에 시시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IPTV도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OTT 대표주자들과의 협업에 나섰다.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월트디즈니, 아마존, 애플 등 거대기업들마저 OTT시장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판도가 뒤바뀐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현 상황을 ‘OTT세계대전’으로 지칭하고, OTT의 탄생배경과 그로 인한 긍부정적 영향, 국내 망 사용료 무임승차 논란에 휩싸인 넷플릭스의 행보까지 3회에 걸쳐 짚어보고자 한다.

◇ 눈높이가 달라졌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앱 가운데 넷플릭스가 무려 43억 분을 차지했다는 조사결과가 지난 30일 앱/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을 통해 발표됐다.
 
구글 720억분, 카카오 465억 분, 네이버 326억 분, SK텔레콤 136억 분, 메타 103억 분에 이어 다섯 번째를 차지해 그 위력을 실감케 했다.
 
이용자들이 넷플릭스에 머물게 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본 결과,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3년 회당 1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자해 만든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독점 공개하며 가입자를 유치하고, 다른 콘텐츠 시청률까지 상승시키는 효과를 경험했다. 이후 오리지널 콘텐츠는 OTT업계에서 가입자 확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됐다.
 
지난 19일 공개된 총 6부작으로 구성된 오리지널 콘텐츠 '지옥'의 경우, 회당 20~30억원 선으로 150~200억 원 안팎의 비교적 낮은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지난 23일 미국 CNN으로부터 “‘지옥’이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OTT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올해 디즈니 플러스와 HBO맥스, 아마존프라임 등도 향후 몇 년간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국내 시장에 출시한 디즈니+는 마블의 '완다비전', '로키' 시리즈를 비롯해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며 주간 이용자 100만 명을 확보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미디어코리아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 주요 OTT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디즈니+의 지난달 15∼21일 주간 이용자 101만명으로 국내 5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디즈니+ 이용자의 평균 이용 시간은 57분, 평균 이용 일수는 2.3일, 평균 실행 횟수는 7.3회로 조사됐다.
 
닐슨미디어코리아는 "치열한 OTT 시장에서 단기간에 다수의 충성 이용자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 기간 1위는 넷플릭스로 이용자 471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웨이브(188만명)와 티빙(165만명), 쿠팡플레이(110만명)가 뒤를 이었다.
 
해당 기간 디즈니+ 이용자 가운데 주요 5개 OTT 중 디즈니+를 가장 많이 쓴 이용자(주이용자) 비중은 58%였다. 또 이 기간 디즈니+ 이용자 중, 주요 5개 OTT 중 디즈니+만 이용한 이용자(단독이용자) 비중은 38%였다. 디즈디+는 서비스 초기 일부 자막의 오역이나 불편한 이용 환경 등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모바일인덱스 조사에서는 출시일인 지난달 12일에 59만3000여명이던 일간 이용자수가 1주 후인 19일에는 41만9000여명으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글로벌 OTT가 국내 시장에 진출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빼앗는 동안 K콘텐츠의 대한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수많은 지적을 받으며 사실상 실패에 가까운 결과를 보여준 tvn 드라마 ‘지리산’을 통해 시청자들의 취향이 얼마나 변했는지 엿볼 수 있었다.
 
드라마 지리산은 특히 스토리 흐름을 방해하는 PPL의 연출로 질타를 받았다. 등산복 제작을 지원한 네파는 거의 도배 수준이며, 지리산 사무실에서 숙소생활을 하는 구조대원 이다원(배우 고민시)은 선배 서이강(배우 전지현)에게 요깃거리라며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드랍을 사다 준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시청자들은 지리산 관리사무소에서 최단거리 에그드랍 점포가 약 70㎞쯤 떨어져 있다며 실소를 감추지 못한다.
 
다만, 히트작 메이커로 불리는 김은희 작가와 배우 전지현과 주지훈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구성돼, 약 3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지리산은 최근 12회 시청률이 전국 가구 기준 평균 8.1%, 최고 9.1%(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지리산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과의 비교를 통해 K콘텐츠가 반성해야 할 시점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한 인터넷 커뮤니티는 “한국이 투자해 오징어 게임을 만들었으면 공유는 딱지치기 전에 카X 커피 권하고, 게임 참가자들 배급식사는 서XXX 샌드위치 주고, VIP는 바XXXX 안마의자에 누워서 게임 지켜봤을걸?”이라며 씁쓸하게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PPL 프리'를 선언한 넷플릭스를 경험했기 때문에, 제작사들이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면 OTT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 넷플릭스와 대항할 K콘텐츠도 생존을 위해 타계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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