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사진=국방부
▲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사진=국방부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2022년 새해 벽두부터 우리 군인이 질타를 받고 있다. 신원미상자 1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했지만, 군은 3시간 동안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일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신원미상자 1명이 지난 1일 오후 10시40분경 동부전선 육군 22사단 MDL을 넘어 월북했다고 밝혔다.
 
군은 오후 9시20분경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미상인원 1명을 장비로 포착해 작전병력을 투입했지만 신병확보에 실패했다.
 
특히 22사단의 경우 지난 2012년 당시 예하 연대에서 북한군의 ‘노크귀순’뿐 아니라 지난해 2월 북한 남성의 ‘오리발 귀순’이 발생한 바 있어 이른바 ‘별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여러 차례 같은 경험이 있었음에도 아직까지 군 당국의 경계망이 뚫리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군은 월북자가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은 지 약 3시간 만인 오후 9시20분경에야 월북 정황을 최초 식별한 뒤 작전에 돌입했다.
 
신원미상자는 오후 6시40분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어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로 진입했다. 이 같은 모습은 경계감시장비 CCTV에 포착됐다.
 
이후 그는 DMZ에서 북쪽을 향해 이동했고, 3시간 뒤인 오후 9시20분 우리 군에 포착됐다. 군은 이에 즉각 병력을 출동시켜 월북 제지 작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신원미상자는 우리 군에 포착된 지 1시간20분 뒤인 오후 10시40분 결국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에 성공했다. MDL에 근접한 상황에서 그를 발견해 우리 병력이 그를 뒤 따라가 제지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정리하자면, 군은 MDL 월북 4시간 전에 CCTV로 포착했지만 결과적으로 3시간 동안 아무 대처를 하지 못해 월북을 허용하면서 ‘닭 좇던 강아지’ 신세가 된 셈이다.
 
합참 관계자는 “경계시스템상 장비는 정상적으로 작동됐다. 경고음도 울렸고 영상도 포착됐다”면서도 “초동조치 부대에 대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월북자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이 코로나19로 강력한 방역 조치를 하고 있단 점을 고려하면 월북자 신변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합참은 현재까지 이번 월북과 관련한 북한 군 특이 동향은 없다고 파악하고 있다.
 
한편, 앞서 2020년 9월 서해 인근 해상에서 표류 중인 우리 공무원 이 모씨가 북한 총격으로 피살된 바 있다. 당시 해경은 이씨가 월북했다고 판단했지만 유족들은 해경 발표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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