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야당 비판에 아픈 기억 이용…악랄해”
‘막말’ 비판 쇄도하자 추미애 결국 글 수정

▲ 지난해 3월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진=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캡쳐
▲ 지난해 3월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진=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캡쳐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가만히 있으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국민의힘도 가라앉을 것”이라면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같은 이름의 세월호 선장을 언급하자 네티즌들이 “역겹고 구역질 난다”는 등 맹비난하고 있다.
 
추 전 장관은 3일 자신의 SNS에 ‘벌거벗은 임금님 전략이 통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준석 선장의 세월호는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던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가만히 있으면 구조의 손길이 곧 미칠 것처럼 아이들을 속이고 대피 행동을 막았다. 그리고 혼자 탈출하고 살아남았다”고 서두를 시작했다.
 
추 전 장관이 자신의 발언에 인용한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승객 304명(전체 탑승자 476명)이 사망·실종된 대형 참사다. 당시 세월호 선장의 이름은 이준석이었다.
 
▲ 2014년 4월 15일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청해진해운 소속)가 4월 16일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해 304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대형 참사다.  특히 세월호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이 탑승해, 어린 학생들의 피해가 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2014년 4월 15일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청해진해운 소속)가 4월 16일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해 304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대형 참사다.  특히 세월호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이 탑승해, 어린 학생들의 피해가 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 후보에게 가만히 있으면 대선을 이길 것이라고 했다. 왠지 기시감이 든다. 가만히 있으면 후보도 국민의힘도 가라앉을 것”이라며 “국민에게는 후보의 실력이 이미 바닥나 보이는데 완벽한 후보로 보이게 치장하겠다 한들 후보 본인을 빼고 아무도 속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추 전 장관의 발언을 두고 야권에서는 맹렬한 비판이 일었다. 4일 김정화 민생당 전 대표는 SNS에 ‘막말 단상(斷想)- 추미애 전 장관 편’이란 제목을 통해 “입은 화를 부르는 문이고,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 조롱, 막말, 저주”라며 “저열한 소음은 추미애 정치의 자양분인가”라고 추 전 장관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막말로 세상을 보는 추미애. 회복 불능, 재기 불능의 인식”이라며 “비호감의 극치, 추미애. 국민에게 득(得)이 되지 못할망정, 독(毒)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말이면 다 말이 아니다. 사람이면 다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 아니다”라며 개탄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추 전 장관의 발언이 있은 날 SNS에 “추 전 대표께서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싶은 마음을 알겠지만, 어떻게 국민의힘을 세월호에 비유하고 이준석 당 대표를 이준석 세월호 선장에 비유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아울러 “야당 비판에 전국민적인 아픔의 기억을 이용하다니 추 전 대표는 참으로 악랄한 사람이다. 어떻게 나라의 정의를 수호해야 하는 법무부 장관을 지내셨느냐”면서 “추 전 대표의 정치는 치유와 희망은커녕 오히려 아픔을 이용하니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한 정치학자는 추 전 장관의 발언을 ‘치아위화(齒牙爲禍)’라고 규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20년 9월에도 법사위에서 그는 마이크가 꺼진 줄 모르고 검사출신 김도읍 의원에게 ‘저 사람 의원하길 참 잘했다. 죄 없는 사람들 여럿 잡았을 듯’이라면서 웃던 점을 미뤄보면 ‘모든 화근은 입에서 시작한다’는 치아위화가 떠오른다”고 했다.
 
네티즌들도 추 전 장관의 언행을 맹비난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전국민이 가슴아파한 사건을 자신의 정적을 비판하는데 써먹는 정신머리”라 했고, 다른 누리꾼은 “너희는 그 어린아이들이 고작 당신들 양복깃에 브로치나 다는 정치의 도구이고 상대방조롱 하는데 쓰이는 영혼인가. 역겹다 못 해 구역질이 난다”고 직언했다.

한편, 지속되는 막말 비판에 추 전 장관은 결국 글을 수정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 빗대 “가만히 있으면 후보도 국민의힘도 가라앉을 것이다”라고 표현했던 부분을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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