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진 산불 사진=삼척시
▲ 울진 산불 사진=삼척시
투데이코리아=오혁진 기자 | 경상북도 울진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원도 삼척으로 번지면서 주민 4500여명이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당국은 산불이 강풍을 타고 한울원전 방향으로 번져 방어에 나서고 있으나 피해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4일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17분쯤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산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산불은 순간 최대 풍속인 시속 25m 이상의 강풍을 타고 최초 발화지점에서 직선거리로 10㎞ 정도 떨어진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쪽으로 향했다. 한울원전 울타리 등 주변에 불씨가 날아들어 소방과 원전 자체 진화대가 불을 껐다.
 
하지만 현재까지 원전 관련 건물에 대한 별다른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중앙119구조본부는 대용량방사포시스템을 한울원자력본부 쪽으로 출동시켰다. 대용량방사포시스템은 사람이 직접 조종하지 않고도 진화용 물을 날려 보낼 수 있는 장치다.
 
한편 불길은 오후 5시쯤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 마을까지 번져 주민들이 대피했다. 산불은 호산리에 위치한 LNG(액화천연가스) 생산기지 반경 600m까지 번진 상태다. 이곳에선 수입 LNG를 보관한 뒤 강원·영남 지역에 공급하고 있으며 LNG 보관탱크 12개가 설치돼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현재 산불은 LNG 생산기지 남쪽에 위치한 가곡천 건너편까지 번졌다. 소방청은 중앙119구조본부와 울산 119화학구조센터에서 보유 중인 대용량방사포시스템을 한울원전과 LNG생산기지에 배치했다. 오후 9시 기준 한울원전엔 소방차 18대·소방인력 80명이, LNG 생산기지엔 소방차 89대·소방인력 243명이 산불을 막고 있다.
 
산림청 측은 LNG기지 시설과 불길 사이에 아직 거리가 있고 대형방사포 등 장비와 인력을 집중배치한 상태로 LNG기지 자체방어시설도 있어 큰 위험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LNG는 발화온도가 530도로 매우 높아 불이 붙어 폭발할 위험은 적다는 설명이다.
 
이번 산불로 울진군 두천리, 삼척시 월천리 등 2525가구 주민 4525명이 초등학교 분교 등으로 대피했다. 산림청은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시에 산불 확산 대응 단계 중 산불 3단계와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하고 현장에 헬기 43대와 소방인력 등 산불진화대원 1900여명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나섰다. 산불 3단계는 예상 피해 범위가 100ha(약 30만평) 이상, 평균 풍속이 초속 10m 이상일 때 발령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4일 오후 10시를 기해 강원과 경북에 재난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재난사태 선포를 통해 정부는 인력·장비·물자의 동원, 위험구역 설정 등의 긴급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번 재난사태 선포는 지난 2019년 4월 강원 산불 이후 3년 만이며, 이번이 4번째다.
 
이번 산불은 최근 10년 내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진·삼척에서 불타 사라진 삼림은 6000ha(헥타르)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축구장 약 8500여 개 규모다. 지난 4일 밤 3300헥타르에서 두 배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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