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15일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36만여명에 이르면서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4명 중 1명이 우리나라에서 나왔다는 글로벌 통계가 발표됐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당국의 방역 규제 완화 전망에 대해 확산세의 완전한 감소세 전환 이후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하는 방침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을 제기한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그리니치표준시(GMT) 14일 오후 10시59분 기준 한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35만176명이다. 이날 전 세계 신규 확진자 137만8960명 중 25.3%가 한국에서 나왔다. 지난 12일엔 한국에서 역대 최다인 38만3651명이 확진돼 전 세계 142만9691명의 26.8%를 차지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전 세계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14일 기준 한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35만176명으로 2위 독일(21만3264명)을 13만명 이상 차이로 앞서갔고, 3위 베트남(16만6968명)과 4위 프랑스(6만422명)와 비교하면 수배씩 차이가 난다.
 
2년 전 코로나 바이러스의 시발국이라 평가받는 중국의 경우 지난 13일 하루 동안 34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6일 526명이던 확진자수는 지난 10일 1100명으로 2배 가량 늘었고 지난 13일에는 3000명선을 넘어섰다. 확진자수가 수십명만 나와도 시 자체를 폐쇄해버리는 강경 조치를 내리는 중국에서조차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 추세다.
 
한국은 사망자수도 상위권에 위치한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한국의 하루 사망자수는 지난 11일 229명으로 7위였으나, 12일 269명으로 5위, 13일 251명으로 3위였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는 당초 이번 주가 코로나19 확산세의 정점이 될 것으로 보고 방역 규제를 완화했다. 14일부터는 전문가용 신속항원진단검사 결과만으로 코로나 확진자를 판단하도록 했고, 확진자와 동거하는 학생·교직원의 경우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등교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오는 21일부터는 ‘위드 코로나’ 수준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4일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정점 이후에는 이미 유행이 지나간 외국처럼 방역 조치를 근본적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의료계는 신중론을 피력하고 있다. 거리두기 완화 취지는 이해하지만, 유행이 정점을 지난 뒤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
 
익명을 요구한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확산세가 폭증하면서 정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방역당국은 확진자 관리에 무책임하다”며 “2년 전 K-방역을 내세우며 방역 차단 선봉장에 섰던 것과 달리 어느새 한국은 ‘K-감염’에 완전히 근접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코로나19가 완전히 감소세로 돌아선 뒤 거리두기를 전폭적으로 완화하는 게 좋다”고 했다.
 
아울러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당분간 일일 확진자가 30만~40만명 쏟아질 텐데, 방역 완화라는 게 큰 의미가 없다”며 “시기적으로 3월 말 또는 4월 초에 방역 상황을 보면서 전면적으로 완화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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