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2022년 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37.34로 전월 4.4% 오른데 이어 2월 3.5% 뛰면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9.4% 뛴 수치다.
한국은행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면서 수입물가가 급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월 평균 가격은 2월, 배럴당 92.36달러로 전월 83.47달러와 비교하면 10.7% 상승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유가 여파로 원재료 가격 또한 급등하고 있는 추세다.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7.2% 올랐으며 석탄‧석유 제품이 7.1%, 중간재인 제1차금속제품, 화학제품 등 위주로 2.4% 상승했다. 자본재는 0.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차 금속제품과 금속가공제품지수는 각각 172.43, 124.89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수입물가 상승분은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에너지,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은 3월부터 통계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분간 물가 상승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은은 국제 원유가격 상승과 함께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넘어선 점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 1월 월평균 1194.01원이었던 환율은 지난달 1198.34로 올랐고 3월에 들어서는 1240원대까지 올라섰다.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10.3원 오른 1242.3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240원을 넘어선 것은 약 1년 10개월 만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원·달러 환율 상단을 1230원대로 봤었는데 이미 그 수준을 넘어서면서 더 이상 상단을 전망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라며 "협상을 통한 우크라이나 사태 해소 가능성이 낮아진 반면 미국과 러시아간 강대강 대립 구도가 강화되면서 달러화 강세 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어 상단을 충분히 더 열어둘 필요가 있다" 말했다.
환율 상승에 따라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도 오르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환율 상승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
유가 급등에 환율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인 3.1%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 전망치를 지난해 내놓았던 2.0%에서 3.1%로 상향조정 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한은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최근 원자재, 에너지 가격의 상승폭이 커지면서 물가 상황이 생각보다 심해졌다”고 평가하며 “올해 물가상승률이 앞서 제시한 3.1%를 넘어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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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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