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청와대 이전’ 공약에…탁현민, SNS 통해 ‘비아냥’
文 “청와대 문 언제나 열려있어…허심탄회 대화 필요”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본관에서 2022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본관에서 2022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당선인측의 공약이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개별적인 의사표현을 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등 일부 참모진이 윤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공약 등을 SNS를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한 문 대통령의 우려와 임기말에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해선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윤석열 당선인측의 공약이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개별적인 의사표현을 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또한 청와대 직원들에게 당선인 측 공약이나 정책,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SNS 혹은 언론을 통해 개인적 의견을 언급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개인적인 의견을 올리지 말라는 지시가 어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염두에 둔 건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것으로 생각 된다”고 답했다.
 
앞서 탁 비서관은 전날(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며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 테니…”라고 적었다.
 
▲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사진=뉴시스
▲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사진=뉴시스

탁 비서관은 또 “제가 조금 전에 (집무실에서 비서동 사이의) 이동 시간을 확인했는데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헉헉”이라며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쓰고 있는 비서동 집무실은 참모들의 업무 공간과 매우 가까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의 조롱 섞인 비아냥에 국민의힘은 불편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임기를 불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특유의 조롱과 비아냥으로 일관하는 탁 비서관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당선인과의 회동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 내에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있다”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시가 실무협의에 상관없이 만나자는 것인가. 아니면 실무협의를 빨리 해 달라는 취지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양쪽 다 해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탁 비서관은 앞서 2007년 자신이 출간한 책 ‘남자 마음 설명서’에서 “허리를 숙였을 때 젖무덤이 보이는 여자” “뒤태가 아름다운 여자”가 ‘끌리는 여자’라고 썼다. 또 “스킨십에 인색하지 않은 여자”를 ‘만나본다, 이 여자’로, “콘돔을 싫어하는 여자”를 ‘하고 싶다, 이 여자’로 분류해 여성을 성적 비하 대상으로 삼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그는 2017년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 행정관으로 발탁됐으나, 책에 대해 야당 등에서 거센 논란과 비판이 일었다. 그러자 당시 탁 행정관은 SNS에 “2007년 제가 썼던 ‘남자 마음 설명서’의 글로 불편함을 느끼고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께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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