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생법원, 회생 계획안 배제 결정
에디슨모터스, 4일 대법원에 특별항고
쌍용 “배제 결정, 특별항고 대상 아냐”
다시 불붙은 인수전…쌍방울·KG그룹 등
실질 인수 자금 1조원↑…자금력 관건

▲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사진=쌍용자동차
▲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사진=쌍용자동차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대금을 기한 내 납부하지 못해 인수합병(M&A) 투자 계약이 해제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서울회생법원의 회생 계획안 배제 결정에 대한 특별항고를 제기했다. 이를 두고 쌍용차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달 4일 에디슨모터스가 회생법원의 배제 결정에 대해 대법원에 특별항고를 제기하고, 언론을 통해 재매각 절차 중지, 회생 절차 폐지 및 청산을 운운하는 등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있는 모습을 두고 볼 수 없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6일 발표했다.
 
쌍용차는 “최근 회생법원이 내린 회생 계획안 배제 결정은 특별항고의 대상이 될 수도 없고, 인용될 여지도 없다”고 말했다,
 
채무자 회생법에 따르면 회생법원의 회생 계획안 배제 결정은 불복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디슨모터스는 대법원에 “쌍용차의 재매각 절차를 중단해 달라”며 특별항고를 제기했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이달 1일 회생 계획안을 심리·결의하는 관계인 집회가 개최되기 전인 지난달 25일까지 인수 대금 전액을 납입해야 했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는 계약금 305억원을 제외한 잔금 2743억원을 기한 내 입금하지 않았다.
 
M&A 투자 계약서에는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대금 납부를 완료하지 못할 시 ‘즉시 계약을 해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2800억원에 육박하는 잔금을 입금하지 못한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 간 투자 계약은 자동 해제됐다.
 
이후 회생법원도 에디슨모터스와의 투자 계약을 바탕으로 작성·제출한 회생 계획안을 관계인 집회의 심리 및 결의에 부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가 특별항고를 통해 인수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쌍용차 매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를 두고 쌍용차는 “회생 계획안 배제 결정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31조에 따른 것으로 에디슨모터스가 투자 계약에서 정한 기일 내에 인수 대금을 납입하지 않아 채무 변제를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다”며 “어떠한 헌법 위반이나 법률 위반 사항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사위원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조사위원은 에디슨모터스의 잔금 미납으로 인해 회생 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없다는 2차 조사 보고서를 회생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쌍용차는 회생 계획안 제출 기한이 다음달 1일로 연장된 것이 절차에 위반된다거나 회생 계획안 가결 기한이 올해 7월 1일까지라는 에디슨모터스의 주장에 대해 채무자 회생법에 반하는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회생 계획안이 에디슨모터스의 의무 미이행으로 배제된 만큼 회생 계획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므로 에디슨모터스의 주장은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쌍용차는 특별항고에 집행 정지의 효력이 없는 만큼 재매각을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가 특별항고나 계약 해제 효력 정지 등 가처분을 이유로 재매각을 추진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이는 명백히 법리를 왜곡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에디슨모터스가 왜곡된 법리와 사실 관계를 오도하는 자료를 유포하면서 자신 외에 대안이 없는 것처럼 왜곡해 언론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저의가 매우 의심스럽다”며 “명백한 업무 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탄했다.
 
이어 “에디슨모터스가 자신의 주장이 정당하다고 믿는다면 이러한 활동을 즉시 중단하고 법정에서 신속히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일이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다수의 인수 의향자와 접촉 중이다”며 “빠른 시일 내 매각 방식을 결정하고 본격적으로 재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 서울 소재 쌍용자동차 대리점.
▲ 서울 소재 쌍용자동차 대리점.

한편 업계는 쌍용차·에디슨모터스 간 다툼이 길어질수록 재매각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는 올 10월 15일까지 최종 회생 계획안을 인가받아야 한다. 이에 새 주인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쌍용차 인수전이 다시 불붙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 6일 KG그룹은 쌍용차 매각 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EY한영)에 인수 의향을 타진했다.
 
KG그룹 관계자는 “EY한영으로부터 투자 설명서(IM)를 수취해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G그룹은 국내 최초 비료 회사인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이 모태다. 이니시스(현 KG이니시스), KFC코리아, 동부제철(현 KG스틸) 등을 인수했고, 경제지 이데일리도 운영하고 있다. 이에 KG그룹은 현재까지 쌍용차 인수 의향을 밝힌 곳 중 가장 자금 조달력이 큰 기업으로 평가된다.
 
쌍방울그룹도 쌍용차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쌍방울그룹은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무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지난달 31일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소방차를 만드는 이엔플러스 역시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이들 업체가 충분한 자금력을 가졌는지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쌍용차의 새 주인은 회생 담보권과 조세 채권, 회생 채권 등을 상환하는 데에만 8000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최소 운영 자금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인수 자금은 1조원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회생 계획 인가 종료 기한 내에 쌍용차 매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쌍용차는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며 “재매각을 빠르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