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봉장의 꿀벌. 사진=어반비즈서울.
▲ 양봉장의 꿀벌. 사진=어반비즈서울.
투데이코리아=박서경 기자 | 최근 제주를 비롯해 경남·전남 등의 지역에서 꿀벌이 사라지는 사태가 발생해 약 78억 마리의 꿀벌이 폐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이에 따른 산업적인 피해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양봉업계는 문제가 지속될 시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겨울 양봉농가에서 월동 중인 벌을 깨우기 위해 벌통을 열었지만, 안에 있었던 벌들이 사라졌다는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농림축산검역본부지자체와 한국양봉협회 등과 합동조사를 진행해 지난달 13일 결과를 발표했다. 사태의 원인으로 △꿀벌응애 △말벌 △이상기후 등을 추정했으나 명확한 사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1개의 봉군에 여왕벌 1마리와 1만-3만 마리의 일벌이 모여있다. 올겨울 약 39만 봉군의 피해가 파악됐기에 꿀벌은 약 78억 마리가 사라졌다는 계산이다.
 
약 78억 마리의 꿀벌 폐사 피해가 있었지만, 정부는 이에 따른 벌꿀 수급 및 꽃가루받이 등의 산업 피해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올겨울 꿀벌 폐사로 현재 양봉용 꿀벌 사육 봉군이 평년(255만 봉군) 대비 6% 감소한 240만 봉군으로 추정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하지만 피해를 입은 봉군의 벌꿀 생산을 인근에 위치한 다른 봉군들이 대체 가능해 벌꿀 공급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정부는 작물의 꽃가루받이 측면에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들이 많이 소비하는 △벼 △밀 △보리 △콩을 비롯한 주요 곡물과 복숭아·포도는 수분 매개 곤충이 없이도 자가 수정이 가능하며, 그 외의 작물은 꽃가루 분사기를 사용해 인공 수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에 양봉업자들은 일부 동의를 하면서도 현상이 장기화될 시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봉업자 A씨는 “이번에 150통 중 약 90%의 피해가 있었지만, 여왕벌을 새로 만들어 벌의 군 수를 늘리는 ‘분봉’이라는 방법으로 벌 개체 수를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라며 “한 통의 벌을 분봉시키면 최대 10통까지 늘릴 수 있지만 대신 꿀 수확을 일부 포기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수농가의 꽃가루받이 문제에 대해서 “당장 사과농가의 경우 벌을 구하는데 차질이 있는 상황이지만 약제나 기계 등 대체 방법이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산업적 피해가 크지 않을 수 있으나 매년 같은 피해가 나타나면 영향이 클 것”이라며 “해당 문제에 대한 원인 규명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