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공급 예정 물량, 전국 42개 단지·2만4598가구
수도권 물량 8285가구 그쳐…경기 7460가구 ‘최다’
공급 예정 물량, 실제 분양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
새 정부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 분양 일정에 영향
원자재 가격 급등 따른 건축비 상승 압박도 영향 커

▲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이달 수도권 아파트 분양 물량이 1만가구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값 인상에 따른 건축비 인상, 차기 정부 출범 후 규제 완화 기대감 등 분양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 인해 아파트 공급이 미뤄지는 모양새다.
 
2일 직방에 따르면 전국 42개 단지, 총 2만4598가구 가운데 2만2383가구가 이달 일반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총 가구 수는 25%(4908가구)나 늘었고, 일반 분양 역시 23%(4132가구)나 증가했다.
 
그러나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공급되는 물량은 8285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물량 중 가장 많이 공급되는 곳은 경기도로, 7460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인천에선 73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와 달리 서울은 현저히 적은 89가구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 도봉구 ‘창동다우아트리제’ 1개 단지만이 이달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의 공급 물량이 100가구도 채 되지 않는 배경에는 당초 계획된 정비 사업 아파트들의 분양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것이 지목된다.
 
‘재건축 초대어’ 둔촌 주공 재건축 사업을 통해 지어질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지난달 15일 0시를 기해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이에 이달 예정됐던 일반 분양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신반포 15차 재건축 사업으로 건설되는 ‘래미안원펜타스’의 일반 분양도 사실상 올해를 넘기게 됐다. 당초 시공사였던 대우건설과 조합이 현장을 점유하는 권한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어서다.
 
앞서 신반포 15차 재건축 조합은 2017년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공사비 증액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다 2019년 12월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조합은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해 공사를 진행해 왔다.
 
수도권과 대조적으로 지방에서는 1만6313가구의 분양이 계획돼 있다. 경북이 5157가구로 가장 많고, 이어 △전남 2852가구 △충북 1907가구 △대구 1463가구 등 비교적 많은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공급 예정 물량이 실제 분양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직방에 따르면 올 3월 말에 조사한 지난달 공급 예정 물량은 전국 44개 단지, 총 2만6452가구, 일반 분양 2만3446가구였다. 이후 실제 분양 여부를 조사했더니 전국 20개 단지, 총 1만1258가구, 일반 분양 9512가구만이 분양된 것으로 확인됐다. 총 가구 수 기준 예정 물량 대비 약 43%만 실제 분양된 셈이다.
 
실제 분양 실적이 저조한 것은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건축비 상승 압박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움직임 등으로 인해 분양 일정이 조정되는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원자재 값 급등 등 가격 변동 상황을 고려해 다음달 1일 건축비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올 3월 1일 공동 주택의 기본형 건축비 상한액을 지난해 9월 대비 2.64% 올린 바 있다.

건축비가 인상되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단지의 분양가를 높여 받을 수 있는 만큼 건설사들은 분양 일정을 늦추려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새 정부가 출범하면 부동산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건설사들로 하여금 일정을 연기토록 만들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새 정부 출범과 지방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분양을 준비하던 아파트 단지들이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며 “특히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 사업과 올 상반기 수도권에서 정비 사업을 준비하는 사업장들은 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않거나 연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다음달 기본형 건축비 상한액이 추가로 조정되면 향후 분양가도 오를 수 있어 이달 공급 예정 물량이 모두 실제 분양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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