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1분기 부동산 시장 동향’ 보고서
금리 인상·금융 규제로 매매 수요 감소
“주택 매매·전세 가격 하방 압력 커져”
지역별 공급량 차이로 전세가 변동성↑
서울 공급량 감소에 주거비 부담 증가
전세가, 매매가에 미치는 영향 커질 것

▲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향후 부동산 시장의 하향 조정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수요가 높은 서울의 경우 올 2분기 아파트 공급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주거비가 대폭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일 ‘1분기 부동산 시장 동향’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시장이 하향 조정 국면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KDI는 현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올 1분기 주택 매매·임대 시장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 1분기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지난해 4분기 대비 0.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 당시 직전 분기 대비 1.81%나 올랐던 주택 매매 가격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된 것이다.

수도권의 경우 하락세로 전환했다. 수도권 주택 매매 가격은 지난해 4분기 당시 직전 분기 대비 2.24% 올랐으나 올 1분기엔 지난해 4분기 대비 0.01% 감소했다.

KDI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지난해 9월부터 상승하고, 금융 규제도 강화되면서 가계의 주택 매매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며 “주담대 증가 폭 축소 또한 주택 매매 가격 하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추세에 향후 부동산 시장은 전국적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정책 금리의 상승 기조가 이어진다면 가계 대출의 기회비용이 증가하면서 주택 매매·전세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KDI는 올해 아파트 공급 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 봤다. 공급 요인 측면에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지역별 공급량의 차이로 인해 국지적으로 전세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서울의 경우가 그렇다. 올 상반기 서울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3000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9000호 대비 30.4%나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올 2분기 공급 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서울의 주거비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서울의 경우처럼 주택 매매·전세 시장에 상방 요인과 하방 요인이 혼재되면 불확실성은 높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전세 시장이 매매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날로 커질 것이라는 게 KDI의 관측이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은 2020년부터 매매 가격 상승률과 전세 가격 상승률의 방향 및 변동 폭은 과거에 비해 동조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일례로 2020년 하반기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자 매매 시장을 자극해 가격을 밀어올린 바 있다.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의 실질적인 상방 압력 요인이 된 것이다.

KDI는 “주택 매매 시장은 최근 5년 간 가파른 상승에 따른 피로감, 소득 대비 높은 가계 부채 비율, 주식 가격 하락 등으로 당분간 수요 측면의 추가적 상방 압력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이에 향후 전세 가격 방향이 매매 가격 움직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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