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예천군
▲ 사진=예천군
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국제 쌀값 폭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 쌀값은 사상 초유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농민들의 한숨이 끊이질 않고 있다.

◇국제 쌀값 폭등, 그 원인은?

국제 쌀값의 폭등 원인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비롯해 태국의 쌀 수확량 저하 그리고 인도의 쌀 수출 저하 등이 꼽히고 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세계 4위 곡물 수출국이자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던 우크라이나의 국제 밀 수출이 어려워짐에 따라 국제 쌀 수요량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세계 2위 쌀 수출국인 태국 역시 수확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태국의 칸시콘은행 산하 연구소에 따르면 비료 가격 상승의 여파로 태국 국내 쌀 수확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세계 쌀 수출량의 1위이자 국제 쌀 40%의 수출을 담당하고있는 인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인도 정부가 쌀 수확량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식량 안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보아 현재 상승하고 있는 국제 쌀값 폭등을 멈추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진=농협
사진=농협
◇ 폭락 중인 국내 쌀값과 쌓여가는 쌀 재고?

반면 국내 쌀값은 끊임없이 하락세를 보이며 쌀 재고가 적체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과 5월에 2021년 쌀 초과 생산량 27만 톤을 시장 격리한 바 있다. 이어 지난 6월에도 2021년산 쌀 10만 톤을 추가로 시장 격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쌀 재고 적체와 쌀값 하락은 지속되고 있다.

충남의 ‘만세보령농협쌀조합공동사단법인’은 6월 중순 기준 쌀 재고가 1만4700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문창환 만세보령농협쌀조공법인 대표는 “극도로 위축된 산지의 불안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 올가을 농민들은 예년보다 수확기를 앞당기고 물량도 더 많이 농협에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협 RPC와 DSC는 매입 여력이 뚝 떨어진 상태라 수확기 벼 매입을 두고 일대 혼란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북의 ‘구미시농협쌀조공법인’ 역시 1만800톤에 달하는 적체물량이 창고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찬 구미 고아농협 조합장은 “쌀 적체물량 해소에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햅쌀 수확기까지 재고 소진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창고가 부족하다고 매입을 안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야적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하루하루 속이 타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쌀 적체에 따라 농가는 오는 가을 쌀 매입 차질에 문제를 빚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함안군
사진=함안군
◇같은 쌀인데 왜 국제 쌀값은 폭등하고 국내 쌀값은 폭락하고 있나

현재 국내에서 재배중인 벼의 종류는 중단립종으로 ‘자포니카’ 품종이다.

한국과 같이 중단립종을 중심적으로 생산 및 소비하는 나라는 만주 부근의 중국 북부와 일본 등이 있다.

하지만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 일대의 국가는 장립종의 벼인 ‘인디카’를 재배한다.

국내에서 인디카 품종을 취급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인디카 품종은 쌀국수나 라이스 페이퍼 등 쌀을 이용한 가공식품 생산에 일부 쓰이고 있다.

또한 한국에 거주 중인 일부 외국인이나 이민자들 사이에서도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경우들의 경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아서 국제 쌀값 폭등과 상반 되게 국내에서는 쌀값이 폭락하고 있는 것이다.
▲ 사진=부산농업기술센터
▲ 사진=부산농업기술센터
◇국내 쌀 생산 줄여야 하나? 
  
농업 분야 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진행되는 쌀값 폭락과 쌓여가는 쌀의 재고는 사회 전반적인 곳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며 “이런 쌀 재고 과다 현상은 앞으로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쌀 재고 과다의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다”며 “주요 원인으로는 한국인의 식단이 서구화되고 있는 것, 그리고 인구 절벽 현상으로 급속히 감소하는 인구 등이 있으며, 노령화로 인한 인구 사회구조 변화 역시 영향을 행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쌀 생산량이 과도하다고 무작정 농지를 줄이는 행위는 위험하다”며 “비상시를 대비해 쌀 자급을 위한 생산력은 가져가되 과잉되지 않게 정부와 농업인 관련 협회에서 조절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벼를 재배하는데 사용하는 농지에 사료작물을 비롯한 다른 작물 재배에 사용하다가 유사시에 다시 벼를 재배하는데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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