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라며 “물가와 성장 흐름이 기존의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밝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또 향후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할 경우, 빅스텝(한꺼번에 0.50%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단행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함께 전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기준금리의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 물가 대응에 실기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어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고착된다면 향후 보다 큰 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지고 경제 전반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도 현재와 같은 고물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8월 중 미국에서 금리를 0.5%포인트, 0.75%포인트로 인상하면, 한국이 0.25%를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이자율 조정이 안 되는 기간에 벌어지는 격차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취약차주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다.
강 교수는 “경제 고통을 통해 수요를 억제하며 물가를 잡는 것이 금리 인상의 취지인데, 국민마다 느끼는 고통의 정도가 다른 것이 문제다”며 “경제 고통의 정도가 지나치게 큰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책을 정부가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에 이어 두달 연속 6.0%대 상승률을 보이면서 국제통화기금(IMF) 환란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윤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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