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6월 CATL 시장 점유율 34.8%…세계 1위 수성
2위 LG엔솔 14.4% 그쳐…SK온 6.5%·삼성SDI 4.9%
K-배터리 3사 점유율 25.8%…전년 동기 比 9.1%p↓
중국계 배터리 업체 점유율 56.4%…韓 두배 웃돌아
3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세계 80개국에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203.4GWh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5.1GWh 대비 76.8%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배경에는 중국계 배터리 업체들의 약진이 지목된다.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는 중국의 CATL이 차지했다. 올 1~6월 CATL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70.9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9GWh보다 115.6%나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CATL의 점유율 또한 지난해 28.6%에서 올해 34.8%로 6.2%p나 증가했다.
지난해 1~6월 7.9GWh에서 올해 같은 기간 24.0GWh로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을 3배가량 끌어 올린 BYD는 11.8%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글로벌 3위로 도약했다.
K-배터리 3사도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중국계 배터리 업체들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대체로 하락했다.
올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29.2GWh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7.3GWh와 비교해 6.9%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미미한 성장률로 인해 LG엔솔의 점유율은 지난해 23.8%에서 올해 14.4%로 9.4%p나 떨어졌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 선두 자리를 놓고 열띤 경쟁을 벌여 온 LG엔솔과 CATL의 점유율은 더욱 벌어지게 됐다. 지난해 LG엔솔과 CATL의 점유율 격차는 4.8%p에 그쳤으나 올해는 20.4%p로, CATL을 따라잡으려는 LG엔솔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SK온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 1~6월 6.2GWh 대비 114.4% 증가한 13.2GWh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과 기아 EV6 등 주요 전기차의 판매 증가가 SK온의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성장에 힘입어 SK온은 배터리 시장 점유율 6.5%를 확보하며 글로벌 5위에 안착했다. 특히 K-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점유율을 늘렸다.
삼성SDI의 올 상반기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0.0GWh로 집계됐다. 이는 피아트 500, 아우디 E-Tron, BMW iX 등의 판매 호조로 지난해 같은 기간 6.6GWh보다 50.6% 늘어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SDI의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8%에서 올해 4.9%로 0.9%p 떨어졌다. 중국계 배터리 업체 CALB의 점유율 4.1%와 비교해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점하면서 전 세계 6위 자리를 겨우 지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K-배터리가 중국과의 경쟁에서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올 1~6월 글로벌 배터리 시장 톱10 가운데 K-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25.8%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4.9% 대비 9.1%p 하락한 수치다.
반면 CATL, BYD, CALB, Guoxuan, Sunwoda, SVOLT 등 중국계 배터리 업체들의 올 상반기 합산 점유율은 56.4%에 달했다. K-배터리 점유율을 두배 넘게 상회하는 것이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K-배터리 3사가 북미와 유럽 지역에 합작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에서의 전기차 회의론과 각국의 제한적 보조금 정책 등 위협 요소가 증가하고 있다”며 “급성장하는 중국계 배터리 업체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 3개사의 유동적 전략 수립이 절실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dongl@todaykorea.co.kr
산업금융부/모빌리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