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전세 자금 대출 잔액 96조3672억원
대출 보유 차주 10명 중 6명은 2030 세대
코픽스 2.38%…1년 전보다 1.46%p 급등
금리 인상 기조에 이자 부담 확대 목소리
“주거비 부담 덜어주기 위한 정책 펼쳐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은행권 전세 자금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20~30대가 국내 17개 은행에서 빌린 전세 자금 대출 잔액은 총 96조36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94조1757억원 대비 2.3%(2조1915억원) 늘어난 수치다.
2030 세대의 대출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말 54조7381억원이었던 전세 자금 대출 잔액은 2020년 말 76조1787억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 말엔 90조원을 껑충 뛰어 넘었다.
집값 상승 여파로 전셋값 또한 대폭 불어나자 큰 액수의 자금을 마련하기 마땅치 않은 청년층이 전세 자금 대부분을 빚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 자금 대출에서 2030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올 4월 말 전세 자금 대출을 보유한 20~30대 차주는 81만6353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차주(133만5090명)의 61.1%에 달하는 수치다.
비싼 전셋값을 대출로 해결하려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들의 이자 부담 또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한은)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8월만 해도 0.5%였던 기준 금리는 현재 2.25%로 치솟았다.
문제는 전세 자금 대출이 대부분 변동 금리를 적용받는다는 점이다. 이에 전세 자금 대출 이자 역시 대폭 오르는 모양새다.
실제로 전세 자금 대출의 지표 금리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올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2.38%로 1년 전(0.92%)보다 1.46%p나 급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 5월과 비교해서도 0.4%p나 늘었다.
더구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25일 통화 정책 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겠다고 시사했다. 추후 전세 자금 대출 이자 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자산이 부족한 청년층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주거비 부담을 크게 낮춰 줄 수 있는 실질적인 금융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진 의원은 “전세 자금 대출의 금리가 폭등해 이자 부담의 증가 등 금융 취약 계층 주거 환경 악화로 이어지는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다”며 “주거는 국민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창영 기자
dongl@todaykorea.co.kr
산업금융부/모빌리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