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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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국내 한 연구진이 미세조류를 이용해 양돈농가 폐수를 정화하는 것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이번 기술을 개발한 팀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세포공장연구센터의 안치용 박사 팀이다. 이들은 양돈농가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미세조류로 별도 희석과정 없이 4일 만에 80% 이상 정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폐수 내 박테리아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축산폐수는 정화시설에서 처리 공정을 거쳐도 병원성 박테리아가 존재한다. 또한 축산폐수에는 유기물과 난분해성 유기물, 질소, 인 등이 포함돼있다. 이에 오존처리와 같은 추가 정화를 실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 사용된 미세조류는 단순 정화뿐 아니라 병원성 박테리아까지 제어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사용된 미세조류는 ‘실라스트렐라’라는 민물 녹조류로 고농도 암모니아성 질소 제거에 특화된 것으로 알려진다.

연구진은 질소 결핍 상태로 만들어진 해당 녹조류와 축산폐수를 메스실린더에 넣어 테스트한 결과 96시간 만에 99%의 암모니아와 화학적 산소 요구량 92%를 제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종류의 병원성 박테리아도 10% 이하로 감소했으며, 요도감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 ‘올리젤라(Oligella)’는 3% 이하까지 줄었다.

해당 실험은 250리터의 대용량 파일럿 규모의 실험에서도 80% 이상의 정화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실용 가능성이 높다.

안치용 박사는 이와 관련해 "미세조류로 양돈폐수를 정화하는 기술은 폐수 영양염을 바이오연료의 원료 즉, 바이오매스로의 전환 기술인 '바이오-리파이너리(bio-refinery)'와 폐수 내 병원성 박테리아의 효율적 제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은 것"이라며 "향후 더욱 다양한 축산 기반 폐수에 적용한다면 기존 폐수처리 시스템에 버금가는 폐수 고도처리 공정으로 발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 역시 "이 기술을 통해 축산 폐수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해결과 공중보건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 축산환경자원과 정경석 과장은 “보통 가축의 분뇨를 액체 분과 고체 분으로 나눠 고체 분은 분뇨로, 액체 분은 액비로 활용하고 있다”며 “다만 농경지는 줄어들고 있는데 가축분뇨는 늘어나고 있어 잉여분에 대한 정화 응집제 등의 화학용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와중 친환경적인 방식을 통해 양돈농가 폐수를 정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라며 “이와 같은 친환경 정화 처리 방식이 확대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치용 박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지난 8월 31일'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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