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국정감사 일반 증인으로 어떤 재계 인사가 출석할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신경전을 벌여 온 여야가 합의를 거쳐 국회 주요 상임위원회의 증인 명단을 하나둘 완성하고 있으나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 사진=공동취재사진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 사진=공동취재사진

◇산자위, 대기업 총수 대신 사장단 증인 채택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올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정탁 포스코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등 사장단을 부르기로 했다.

산자위는 이달 26일 오전 국회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다음달 4일부터 시작하는 국정감사에 총 17명의 일반 증인 및 참고인 출석 요구안을 가결했다.

먼저 다음달 4일 열리는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국정감사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포스코에서는 정탁 사장이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다.

앞서 포스코는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포항제철소가 침수·정전되고 가동이 중단되기까지 하는 등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포항제철소가 가동을 멈춘 것은 4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에 국정감사에서는 포스코의 대응이 미흡했던 것은 아닌지 여부를 놓고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는 연내 포항제철소 정상화를 위해 복구 작업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나 산업부는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 보고 있기 때문이다.

 
▲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된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부.
▲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된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부.

이 외에 정부 재생에너지 정책 현황 점검을 위한 태양광·풍력산업협회 관계자 등은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관계자도 대형마트 의무 휴업 폐지 등 현안과 관련해 증인 명단에 올랐다.

당초 산자위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을 증인 신청 명단에 올렸으나 여야 합의 과정에서 제외됐다. 대신 사장단 위주의 실무자를 부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또 고유가로 인한 초과 이익 논란, 탄소 중립 현안 등과 관련해 논란이 일었던 정유사 및 민간 발전사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증인으로 신청됐으나 최종 채택되지 않았다.
 
▲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최수연 네이버 대표, ‘페이’ 관련 질의 받을 듯…배민·교촌, 음식업주·치킨 업계 현황 파악 위해 증인 채택

다음달 6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특허청 등 국정감사에서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증인석에 선다.

최 대표는 네이버페이 현황과 관련한 질의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제로페이의 효용성이나 신뢰성 부분을 네이버페이와 연동해 질문한다는 게 산자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광고 등 소상공인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은 아닌지 등에 중점을 두고 ‘배달앱 플랫폼과 음식점주 상생 협력 방안’에 대한 신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인으로 호출된 윤진호 교촌 대표이사는 치킨 업계 현황에 대해, 윤종하 MBK파트너스 대표이사는 사모펀드의 투자 이익 확보로 인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피해 논란과 관련해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이 밖에 거래상 우월 지위 이용 여부 확인을 위한 임영록 신세계 프라프티 대표이사와 킴벌리 린 창 멘데스 나이키 코리아 사장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행안위, 최정우 포스코 회장 증인 채택…포항제철소 침수 대응 관련 질의 이어질 듯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산자위 증인 명단에서는 제외됐으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에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 행안위가 다음달 4일 예정된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 최 회장을 증인으로 호출해서다.

최 회장은 이강덕 포항시장과 함께 태풍 힌남노에 따른 포항제철소 및 경북 포항시 침수 대응과 관련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진=HDC현대산업개발
▲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진=HDC현대산업개발

◇환노위, 중대재해 관련 증인 줄소환…최익훈 HDC현산 대표·마창민 DL이앤씨 대표 등 증인 채택

올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에는 중재재해와 관련한 증인들이 줄소환될 예정이다.

올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6명이 목숨을 잃은 것과 관련해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환노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다.

DL이앤씨에서는 마창민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호출됐다. DL이앤씨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사망 사고를 내는 불명예를 안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경기 안양시 일원 DL이앤씨 건설 현장에서 하청 노동자 2명이 콘크리트 타설 장비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 3월에는 서울 종로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공사 현장에서 하청 노동자가 전선 드럼에 맞아 목숨을 잃었고, 4월에는 경기 과천시 지식산업센터 신축 현장에서 토사 반출 작업 중 50대 하청 근로자가 굴착기와 철골 구조물에 끼여 숨졌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1호 기업인 삼표산업에서는 윤인곤 대표이사가 증인석에 선다. 올 1월 29일 삼표산업 양주 채석장에선 골재 채취 작업 중 토사가 무너져 작업자 3명이 숨을 거두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특히 윤 대표가 삼표산업 직원들에게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거짓 진술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올해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가장 열띤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 올해 1월 29일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양주사업소 채석장에서 발생한 토사 붕괴사고 현장, 사진=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 올해 1월 29일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양주사업소 채석장에서 발생한 토사 붕괴사고 현장, 사진=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는 최근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돼 논란이 일었던 것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박두선 대표는 올 6월부터 51일 간 진행된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과 이에 대한 손해 배상 청구와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하고, 물류센터 사고와 관련해 정종철 쿠팡풀필먼트 대표이사도 증인석에 서게 될 예정이다.

다만 증인으로 신청됐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등은 일반 증인 명단에서 빠졌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