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노조는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공동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 3사 평균 94.17%라는 압도적인 찬성률을 기록하며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했다고 28일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전체 조합원 7,776명 중 5,224명(67.2%)이 투표, 이 중 4,912명(재적 대비 63.2%)이 찬성했으며, 현대삼호중공업은 전체 조합원 2,169명 중 1,731명(73.87%)이 참여해 1,600표의 찬성표를 얻었다.
또한, 현대미포조선은 1,916명 중 1,434명(71.9%)이 투표에 참여, 1,378명이 찬성했다.
이들 조선 3사 노조는 이번에 처음으로 파업 찬반투표 일정을 맞춰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동시에 투표를 진행했다.
모두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연대 투쟁을 통해 소속 회사를 넘어 그룹사 전체에 압박을 주려는 의도로 판단된다.
앞서 노조는 공동 요구안으로 기본급 14만2,3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노동이사제 조합 추천권 도입, 교육비 지원 현실화, 사회연대기금 20억 원(현대중공업 10억,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각 5억 원) 출연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협상에 진전이 없자 교섭 결렬을 선언한 이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을 통보받고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노조 관계자는 “작업 성격이 같은데도 매년 교섭 때마다 임금 인상 규모가 달라 조합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며 "교섭 진행도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측도 “사측이 단체교섭을 뚜렷한 이유도 없이 끌고 있다”며 “이는 각사가 자율적으로 교섭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에서 통제받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 3사 노조 측은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게 됐지만 당장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룹사 전체에 압박을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늘어진 것은 아니지만, 늦게 협상이 되고 있다”며 “교섭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세 군데에서 따로 하는 번거로움보다는 같이 묶어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의 연장선상일 뿐, 압박의 수단은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또한 “‘80년대처럼 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되는 부분이 현재로서는 아니고 동일한 자본과 같은 그룹으로서, 임금 인상보다 산업의 미래를 보장해야 하는 시기다”라며 “개별로 교섭을 진행했을 시 개별 회사 얘기밖에 못 해, 다 (현대중공업으로) 묶어 조선업의 방향성이나 전 세계 시장의 향방을 파악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쟁의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공관계조정법에 따라 적법하게 노사 힘의 균형 관계를 맞추기 위해 만들어 졌다”며 “힘을 쥐고 있는 쪽은 결국 사측이기 때문에, 회사가 더욱 성실하고 성의있게 교섭에 임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 대표들도 지난 27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섭이 꽉 막혀 있는 것은 그룹 지주사인 HD현대와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임금 및 단체교섭 가이드라인의 전권을 행사하며 회사별 독립적 교섭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인 정기선 사장이 직접 교섭에 물꼬를 터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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