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영 기자
▲ 박희영 기자

복지시설에 고아들은 성추행, 폭행 등에 끊임없이 시달리면서도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그나마 관리감독이 가능한 기업들은 성비위 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이라도 진행하지만, 성인이 되어서까지 이와 같은 피해를 입는 보호종료 청년들은 경찰에 증거를 제시하면서까지 수사를 촉구했지만, 이마저도 적극적이지 못한 분위기다.
 
취재원으로 만난 보호종료 여성들은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센터’(이하, 센터)에서 수년간 성희롱,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센터의 대표이자, 성율교회 목사인 안태구는 2020년 한 다큐멘터리 방송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종료아동의 ‘키다리 아저씨’”로 소개하면서 다수의 기업과 후원자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아왔지만, 여러 증거물을 통해 확인한 결과 실상은 전혀 달랐다.
 
제보자는 “구타와 폭언, 갈취는 일상적인 수준이었다”며 “속된말로 여자 고아들이 당하는 성폭행은 사실상 비일비재한 수준”이라고 증언했다. 이는 고아권익연대 등 보호아동의 인권을 놓고 싸우는 모든 이들의 숙제이며, 일상이 되어버렸다. 문제는 가해자들이 종교인, 복지사업가 등으로 위장해 주변인들로부터 의심을 지웠다는 점이다. 안태구 목사를 자주 봤다는 인근 주민의 말을 빌리자면, ‘안 목사는 예의 바르고 건실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센터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 A씨는 “안 목사는 수시로 보호종료 아이(여성)들을 술자리에 불러 옷을 벗으라 강요하고, 성희롱했다”며 “세 차례에 걸쳐 나를 성폭행 했고, 하루는 다른 여자가 보는 앞에서 (자신을 성폭행했다)당했다”고 말했다. B씨 또한 “안 목사가 엉덩이는 기본으로 만졌고, 가슴도 만졌다”고 증언했다. 이 외에도 그들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을 체념한 듯 털어놓았다.
 
일반적으로 학교, 직장 내에서 성폭력이 발생하면 피해자는 권익조사관이나 심의위원회에 신고를 통해 교육부 혹은 고용노동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이들은 경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묵살되는 일이 흔하다. 특히나, 복지시설은 이를 마땅히 대처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이나 관리감독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보호시설에서 성폭행을 당한 고아나 보호종료 청년들은 스스로 경찰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는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아이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센터는 그야말로 컨트롤타워도, 파수꾼도 없는 ‘무법지대’였고, 대표이사인 안태구 목사는 성직자라는 가면을 쓰고, 아이들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받은 기부금으로 사리사욕을 취하기에 바빴다. 아마도 자신이 ‘신’이라도 된 기분 탓에 정신이 없었던 게 분명하다. 경찰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후원자들의 기부금은 행방을 알 수 없고, 피해자들은 이미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그럼에도 보호종료 청년 여성들은 “다른 아이들이 나와 같은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그들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정부가 실질적 개선에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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