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이준영 공저자, “알파세대는 밀레니엄 세대를 그대로 보고 자란 개성 있는 아이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아이들은 놀이터 대신 다이소에서 쇼핑하고, 마라탕 먹고 인생네컷 찍는 ‘소비 행위 놀이’ 즐겨”
‘여성중심 산업화’, ‘체리슈머’ 등 2023년에도 다양한 트렌드 떠올라

▲ 겨울방학식이 열린 20일 부산 동래구 온천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겨울방학식이 열린 20일 부산 동래구 온천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박희영 기자 | 한때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MZ세대’를 이을 다음 세대가 나타났다. 이른바 알파세대(Generation Alpha, α)라고 불리는 이들은 차세대 소비자인 동시에 산업의 변화를 이끌어갈 주인공으로 주목받는다. 알파세대의 특징은 무엇이며,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눈여겨보아야 할 때이다. 더 나아가, 전문가들이 꼽은 2023년 트렌드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 이어, 2010년 이후 태어난 아이들을 뜻하는 ‘알파세대’라는 생소한 단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알파(α)’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는 현재 젊은 층을 뜻하는 MZ세대 중 Z의 다음 알파벳이 없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알파벳 ‘A’를 따와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이자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발간 중인 이준영 공저자는 <투데이코리아>와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알파세대에 대한 흥미로운 점을 몇 가지 귀띔해주었다.
 

'딸랑이’보다 ‘스마트폰’을 먼저 손에 쥔 알파세대

우리나라에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2009년 이후 태어난 알파 세대는 디지털과 인공지능이 만연한 생태계에서 나고 자란 세대이다.
 
MZ세대가 PC와 스마트폰의 영향을 받았다면, 알파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 기기에 노출된 셈이다. 말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에는 인공지능 스피커와 대화하며 가상현실을 접한 ‘디지털 온리(Only) 세대’이며,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1인 방송과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를 즐기기 때문에 비교적 다른 세대보다 메타버스, 가상현실, 인공지능 등과도 친숙하다.
 
이러한 환경에서 나고 자란 만큼 알파세대의 특징에 대해 이준영 공저자는 “각종 매체를 통해 유명인을 다양하게 접한 만큼 자기 자신 또한 ‘셀러브리티’, 즉 ‘유명인사’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숏폼 영상을 게시하는 플랫폼인 틱톡이나 릴스를 통해 자신이 유명해지는 꿈을 꾸고,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100만 유튜버’가 장래희망인 아이들도 적지 않은 이유를 뒷받침한다.
 
그는 “현재 알파세대는 2010년 출생부터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까지 묶어서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밀레니엄 세대가 낳은 아이들이 알파세대인데, (밀레니엄 세대) 특징 자체가 ‘자기중심적’, ‘개성 있는’ 등의 키워드로 정의할 수 있다”라며 “이를 보고 자란 자녀들인 만큼 알파세대는 그 특성을 그대로 흡수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알파세대의 교육방식에도 차이점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는 “현재 초등학생들은 학교에서 알고리즘이나 코딩 같은 프로그램 개발자 언어를 배운다. 따라서 과거 무조건 암기하는 ‘기계적’ 교육방식 보다는 원칙이 작용하고 이를 이해하는 ‘원리’를 더욱 중요시하는 교육방식이 앞으로는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파세대 노린 ‘프리미엄 시장’ 등장···“기업의 미래 방향성 제시할 수 있을 것”

그렇다면 아직 10대, 혹은 그 미만인 아이들이 어떻게 차기 소비자로 주목받을 수 있었을까?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카페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3′ 출간 간담회에서 알파세대의 소비 특성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알파세대는 놀이터 대신 ‘소비 행위’에서 놀이를 찾는 세대”라며 “이들의 놀이는 다이소에서 쇼핑을 하고, 마라탕과 버블티를 먹은 뒤 ‘인생네컷(즉석사진)’을 찍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세대의 소비시장에 대해 이 공저자는 “현재 알파세대는 초등학생의 연령대로 스스로 거금의 소비를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의 특성을 파악한 금융 상품이 이미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독립적인 금융 활동이 어려운 미성년자(10대) 고객의 ‘금융 독립’을 초점으로 금융 플랫폼인 ‘리브 넥스트(Next)’를 출시했다. 해당 플랫폼은 신분증, 계좌, 수수료를 필요로 하지 않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더불어, 용돈을 사용하거나 저장하는 기능은 물론, 용돈 기입장 꾸미기, 인공지능(AI)과의 대화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브 넥스트 사용자인 A군(15세)은 “신분증도 필요 없고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돼서 편리하다”라며 “특히 엄마에게 용돈조르기 기능을 사용해봤는데 ‘커서 갚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재밌다며 바로 용돈을 보내주셨다”라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사용자의 연령대 폭을 넓혀 알파세대는 물론 주 양육자인 부모를 함께 타깃으로 설정했다. 하나은행은 ‘아이부자’ 앱을 통해 용돈 이체, 충전식 선불카드, 주식투자 간접 체험 등 10대 청소년 금융 개념 및 자산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해당 앱은 아이는 물론 부모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가족 앱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준영 공저자는 “현재 유통되는 상품들은 점점 더 고급화되는 경향이 있어 ‘프리미엄 소비시장’이 형성되고, 알파세대는 앞으로 더욱 질적인 소비를 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Z세대는 트렌드를 만들고, X세대는 이러한 트렌드를 시장에 확장시키고, 알파 세대는 다른 세대의 소비를 유발하는 촉진제로 작용하는 셈이다. 그는 “향후 기업이 마케팅을 하는 데 있어 알파세대의 움직임을 눈여겨보고, 이에 발맞춘다면 미래지향적인 기준이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중심 산업화’, ‘평균 실종’, ‘체리슈머’···2023년을 이끌어갈 트렌드 한눈에 알아보기

이준영 공저자에 따르면 2023년 산업 트렌드의 중심에는 ‘여성’이 우뚝 설 전망이다.
 
그는 “산업 분위기가 이성적 영역에서 감성적 영역으로 이동하는 현재,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감성이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라며 “이제는 남성들도 물건을 구매할 때 이성적 논리보다는 감성적으로 다가가는 부분이 확연히 드러남으로써 ‘제품의 연성화’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감성적인 측면이 강한만큼 미래의 산업 트렌드를 이끌어갈 중요할 역할을 맡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난도 교수는 2023년을 전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키워드로 '평균 실종'을 꼽았다. “양극화, N극화, 단극화가 심화되면 평균이라는 개념은 사회에서 의미가 없어진다”라며 “평균의 실종은 우리가 하는 일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함의를 갖고 있다. 그동안 다수를 대상으로 한 상품을 개발하고, 다수가 선호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이제는 시장을 더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소비자의 니즈 역시 극단적으로 다양해지는 현상도 손에 꼽으면서 소수의 대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며 모두를 한곳으로 끌어당기는 것과 같은 ‘단극화’ 상황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이런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는 더 뾰족해져야 한다. 과거 기업들이 다수의 소비자, 평균적인 소비자를 위한 톤앤매너를 지향했다면, 이제는 나만의 ‘뾰족한’ 타깃에 맞춤한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경기라고 해서 사람들이 무조건 지갑을 닫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택과 집중’ 형태의 전략적인 소비가 이루어진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은 얼마를 지불하더라도 구매하고, 나머지 부분에서는 극단적으로 절약하는 소비 형태’가 두드러지게 확산되는 현상을 이유로 꼽았다.
 
이 밖에도 김 교수는 불경기에 한정된 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대한 혜택을 뽑아 쓰는 알뜰한 소비자인 ‘체리슈머(Cherry-sumers)’, 인위적이고 목적 지향적인 만남을 꺼리지 않으며, 젊은 세대의 다층적인 인간관계를 뜻하는 ‘인덱스 관계(Index Relationships)’, 어떠한 상황이나 캐릭터에 과하게 몰입해 통해 세상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현상인 ‘디깅모멘텀(Digging Momentum)’, 어린 시절의 향수를 찾아다니며 젊게 살고자 하는 ‘네버랜드 신드롬’ 등을 내년 트렌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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