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서울 보신각 인근에서 열린 ‘세계여성의날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사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마로니에 공원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8일 오후 서울 보신각 인근에서 열린 ‘세계여성의날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사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마로니에 공원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박희영 기자 | 올해로 115주년인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양대노총 여성 노동자들이 서울 곳곳에서 직장내 성차별과 여성 노동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최근 정부가 발표한 최대 ‘주69시간’ 근로 개편안은 여성 노동자의 삶에 ‘직격탄’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정부를 향한 투쟁을 예고했다.
 
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산하 보건의료노조, 사무금융노조, 공무원노조, 서비스연맹 돌봄서비스노조 등 관계자 약 3000여 명(주최 측 추산)과 함께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세계여성의날 전국노동자 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결의문을 통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최대 ‘주69시간’ 근로 개편안을 언급하며 “휴식과 돌봄은 사라지고 또다시 독박돌봄에 저임금과 고용불안으로 성불평등이 고착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역대 최대규모로 노동법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노동자가 여성을 중심으로 확대된 지금, 여성 노동자의 일자리는 어느 때 보다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똑같이 일해도 여성은 남성보다 36% 부족한 임금을 받는다. 여성들은 고용, 승진, 경력 유지에 있어 공평하지 않다”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여성은 안전하지도 평등하지도 않고, 존중받지도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그럼에도 윤석열 정권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차별은 없다고 한다”라며 “성별임금격차가 OECD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부끄러운 성적표를 외면한다”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초단시간 최저임금 일자리로 내몰리며 차별을 감내하는 여성에게 윤석열 정권은 무엇이냐. 투쟁으로 성평등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 8일 오후 서울 보신각 인근에서 열린 ‘세계여성의날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사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마로니에 공원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8일 오후 서울 보신각 인근에서 열린 ‘세계여성의날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사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마로니에 공원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민주노총 측은 낮 12시 30분쯤부터 서울 도심 일대에서 사전 집회를 개최한 뒤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 ‘여성 노동권 쟁취’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까지 행진했다.
 
4년간 보육대체교사로 일하다 해고됐다는 이주희씨는 “보육대체교사는 어린이집 교사들의 연차, 교육, 병가 등 공백을 채우기 위해 파견되는 보건복지부 사업이다. 14년째 시행되고 있는데, 매년 1년짜리 기간제 채용으로 해고를 반복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 씨는 “우리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니라 사람이다”라며 “숙련된 보육대체교사들이 안정적으로 아이들을 돌볼 수 있도록 시와 복지부가 고용안정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김덕임 공공운수노조 서울사회서비스지부 부지부장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돌봄 노동자라는 이유로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라며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인 독립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을 때까지 투쟁하겠다”라고 말했다.
 
▲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8일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 아트홀에서 열린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8일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 아트홀에서 열린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 또한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아트홀에서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열고 “여성노동자에게 강요되는 희생을 막고, 성평등이 실현된 노동시장을 구현하기 위해선 여성노동자의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정부가 노동조합에 대한 전면적인 공세를 전개하고 있다”라며 “장시간노동도 부족해 초장시간노동으로 확대하고, 임금을 억제해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노동)개악 독주가 여성노동자의 삶에 직격탄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장시간노동은 여성노동자에게 노동자로서뿐만 아니라 돌봄자로서의 부담을 몇 배나 더 가중시킬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조합을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적폐세력으로 규정하고, 효율과 공정으로 포장한 노동개악을 노골적으로 밀어붙이는 정부에 맞서 한국노총은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미영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또한 “‘여성에 의한’ 변화는 계속돼왔지만, 안타깝게도 사회·구조적으로 ‘여성을 위한’ 변화는 제대로 추동되지 못했다”라며 “여성노동자는 위기 상황에서 제일 먼저 일자리를 잃어버리고, 같은 노동에 대해 같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우리에게 빵(생존권)과 장미(참정권)를 달라”고 외치며 궐기한 것을 기리는 데서 시작했다. 이후 유엔은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하고 1977년 3월 8일을 특정해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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