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을 KT가 수입함에 따라 아직 아이폰 수입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SKT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현재 SKT가 고심하고 있는 부분은 애플이 요구하는 구매조건을 그대로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만약, 수입을 포기한다면, 현가입자들의 원성은 물론 '아이폰'을 수입 결정한 KT측으로 가입자들이 대거 이동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8∼9일 SKT 홈페이지 T월드에서 '아이폰'에 대한 가입자 설문조사를 실시한바 있지만, 일부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들과 언론 등에 알려지면서 확대해석을 우려해 급히 중단했다.

이번 설문에는 아이폰 실제 구입 의향과 함께 SKT에서 '아이폰'을 판매하지 않을 경우 구입을 위해 번호이동 의사가 있는가를 묻는 항목이 포함돼 있어 SKT의 고민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SKT는 아이폰 도입에 앞서 현재 파트너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양사는 SKT의 단말기 최대 공급자로 긴밀한 협력을 해온 것이 사실로 이들보다 애플에게 월등히 좋은 조건으로 아이폰을 구매하기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일 아이폰 3G에 이어 3GS까지 전파인증을 받아 KT가 '아이폰'을 출시 할 것이라는 것에 힘이 쏠리고 있어 SKT로써는 '출시'와 '포기'라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한편, 애플이 요구한 구매조건은 ● 한번에 100만대 이상 구매 ● 1대당 평균 50만∼60만원의 휴대폰 보조금 지급 ● 아이폰 전용 무선인터넷 요금제 신설 등 통신사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들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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