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금 수 조 원 쌓고도 법정 전입금 1000억 넘게 미납

[투데이코리아 이광효 기자] 대학 등록금 폭등이 2009년 국정감사에서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사립대학교들은 적립금은 수 조 원씩 쌓아 놓고도 등록금을 폭등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해 사립대학교들의 적립금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해 사립대학교들의 적립금은 6조 3186억 원으로 지난 2007년도 5조 5833억 원에 비해 무려 7353억 원이나 증가했다.

이 증가액이면 사립대학교 재학생 약 10만 명이 1년간 무상으로 대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할 수 있다.

적립금 총 누적액 상위 1,2,3위는 이화여대와 홍익대, 연세대가 차지했는데 각 대학이 지난 해 1년간 쌓은 적립금이면 이화여대의 경우 이화여대생이 3724명, 홍익대는 홍익대생 7191명, 연세대는 연세대생 5676명이 무상으로 1년간 대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할 수 있다.

지난 해 적립금은 7년 전인 지난 2001년 누적 적립금 3조 1080억 원에 비해 두배 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또한 최근 6년간 평균 적립금 상승액인 약 4000억 원에 비해 1.8배 이상 큰 증가폭을 보이며, 사상 최대로 많은 증가액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립대학교들의 등록금 의존률은 높아져 가고 있다.

지난 해 사립대학교의 등록금 의존률은 65.3%로 지난 2007년 64.4%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적립금은 7353억 원이나 늘어났는데 등록금 의존율은 증가한 것으로 사립대학교 법인들이 학교 운영에 대한 재정 부담을 학생들에게 과도하게 일방적으로 지우고 자신들의 부담 의무는 회피하고 있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사립대학교들은 법정 전입금도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사립대학교 191개 중 법정 전입금을 전부 낸 대학은 26개에 불과했고, 전체 사립대학교의 납부 비율도 55%에 그쳤다.

1년 동안 납부해야 할 법정 전입금은 2299억 원에 달했지만, 실제 납부한 금액은 1276억 원에 그쳤다.

또한 지난 해 사립대학교들은 적립금으로 펀드 및 증권을 운용한 결과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과학기술부는 50%이상 펀드 및 증권 평가 손실을 본 12개 대학의 보고를 받았는데, 학교당 평균 30억 원 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이 날 국정감사에서 “대학 적립금은 용도도 불분명한 돈”이라며 “이제는 적립금의 용도를 분명히 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데이코리아 이광효 기자 leekhyo@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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