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국, '일대일로' 기조연설서 '한반도' 배제
"회원국 對中 의존도 심화" 韓 경제 타격 우려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3일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주제로 중국 외교부 란팅(藍廳)에서 열린 제17회 란팅포럼 기조연설에서 '한반도'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작년 9월 란팅포럼 기조연설에서는 "이번 시진핑 주석의 방미(訪美) 기간 동안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추진 등에 대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기조연설에서는 한국 관련 내용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신화망(新華網) 보도에 따르면 왕 부장은 "지금까지 34개국이 중국과 일대일로 공동건설 협의를 체결했다"며 파키스탄, 몽골, 러시아, 인도, 미얀마 등만 예로 들었다. '한반도 비핵화' '북핵(北核)'도 마찬가지로 제외됐다.
'일대일로'는 중국이 추진하는 경제벨트를 뜻한다. 중국~유럽을 육상실크로드로 잇고 중국~아프리카를 해상실크로드로 엮는다는 구상이다.
일대일로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중대역할을 한다. 왕이 부장은 기조연설에서 "(일대일로에서) 금융지원시스템이 역할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며 "AIIB 창립운행 등이 순조롭게 가동되면서 유력한 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AIIB 지분율 5위 국가로 참여하고 있다. 가입 당시부터 AIIB 참여로 한중(韓中) 교역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국이 '재채기'하면 독감 걸리는 처지이다.
이렇듯 중국에 대한 경제적 종속(從屬)이 심화된 가운데 중국이 '코를 풀어버릴 경우', 즉 한국을 탈퇴시키거나 최소한 영향력을 축소시킬 경우 우리 경제가 받을 타격이 크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AIIB 자체가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를 중국 중심으로 전환시키려는 의도가 크다. 왕이 부장도 기조연설에서 "작년 중국과 일대일로 참여국 간 무역액이 1조 달러를 돌파했다"며 대중(對中) 의존도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중국이 한국 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두고 한국에 연일 '갑질'을 하는 원동력이 바로 이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한국을 '경제 식민지'로 만들었다는 자신감 때문 아니냐는 시각이다.
지난달 26일 본지 단독기사('[단독] 중국, 북한 탄도탄 연료 몰래 공급해왔다')에서는 중국이 표면적으로는 북한을 비난하면서 물밑에서는 미사일 액체연료 등 원유를 공급해 온 실태가 드러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뒤늦게 미국 주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시도 중이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가입희망국 간 협상 지연으로 TPP 가동 자체가 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19일 미사일 실험에서 부산·울산에 대한 핵공격 의도를 드러냈다. 사드가 북핵 방어용으로 필수불가결한 존재라는 점에서 배치를 전제로 하고 정부와 협력해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야 하지만 여야(與野)는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야권 주요인사는 연일 성주를 방문해 사드 철수만을 촉구하고 있다. 여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싸움에만 치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