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코 ZOOM] 통합당, ‘코로나 전도사’ 전광훈 딜레마에 허우적

통합당 일각 "'극우 세력'과의 관계 청산해야"

2020-08-18     오혁진 기자
▲ 전광훈 목사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오혁진 기자 | 미래통합당이 허우적대고 있다. ‘코로나 전도사’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광화문 집회를 강행한 것에 대해 언급조차 꺼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통합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까지 이번 기회에 극우 세력과의 관계를 매듭짓지 못하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전광훈 목사는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광화문 집회를 강행하면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광화문 집회’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자 “야당하고 무슨 상관이냐”라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왜 사과를 요구하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전 목사가 이끈 광화문 집회에 통합당 소속 일부 의원이 참석한 것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통합당이 광화문 집회 참석 금지 조치를 취해야 했는데, 어떤 지침도 내리지 않았다"며 "통합당은 집회 강행을 사실상 방조한 데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했다.
 
통합당 일각에서는 전 목사와 같은 ‘극우 세력’과의 관계를 끝내지 못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통합당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변화를 다짐했고 현재 민주당보다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극우 세력’과의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면 과거로 회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쉽지 않겠지만 반드시 거쳐야할 관문이다. 우리가 개혁만 부르짖었지 제대로 된 개혁을 최근까지 보여준 적이 없다”면서 “비대위가 결정을 내려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통합당이 ‘극우 세력’과의 관계를 청산하기에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비대위와 지도부에서 철저하게 ‘전광훈’ 이름 석자도 언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대변인 논평을 봐도 전 목사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