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의 선구안, 10년 전 투자한 로블록스 1287배 수익 거둬

로블록스 그루밍 성범죄 재조명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메타버스 역기능 예측하고 사전 대비해야"

2021-12-13     김성민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4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년전 투자한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의 주식 가치가 10배 이상 올라 주목받는 가운데 메타버스 디지털 성범죄 문제가 재조명받고 있다.
 
안 후보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10년 전인 2011년 미국의 한 회사가 투자자를 구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을 만들고 있었는데, 벤처캐피탈의 펀드를 통해 그 회사에 2000만원 정도를 투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10년이 지난 지금, 당시 1주당 9센트에 투자했던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금요일(10일) 종가 기준으로 115달러 89센트가 됐다”며 “그 회사 이름은 바로, 올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 로블록스다”라고 했다.
 
한 누리꾼은 이날 발표에 대해 “2011년에 로블록스 투자라니, 선구안을 가졌다”라며 안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민연금을 향해 “만일 10년 전에 348조9000억원이었던 국립연금 적립금의 0.286%인 1조원만이라도 이런 회사에 투자했다면 엄청난 수익으로 연금 고갈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었을 것”이라며 “과학기술 중심 사고를 기반으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통찰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로블록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안 후보 말만 믿고 투자하는 건 섣부른 판단”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메타버스 내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범죄에 대해 수사당국이 사전에 단속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아 다소 불안정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로블록스에서는 미성년자들에게 지속해서 접근을 시도한 23세 남성이 징역 2년과 5년간의 성희롱 예방 명령을 선고받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남성은 과거에 아동을 대상으로 한 그루밍 성범죄 전력이 있다는 것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메타버스 내 성범죄 문제가 대두됐다.
 
또 메타버스 특성상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계정을 만들어 접속할 수 있고, 성인 이용자가 아동·청소년 이용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도 막을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최대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 ‘제페토’는 2억 명의 이용자 중 10대 이용자가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기존의 ‘사이버공간’과는 달리, 이용자가 가상세계에서 현실과 동일하게 사회·경제·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하 한림원)은 지난 7월 정책제안서를 통해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활용하기 위해 메타버스가 가져올 역기능을 예측하고 이를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정책제안서에 참여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는 “온라인 데이터 해킹 문제 및 인증 문제 역시 고려돼야 할 대상”이라며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사들은 단순한 소셜미디어를 넘어서는 민감한 데이터를 보유하게 되기에, 데이터 관리에 있어서 ‘빅브라더’ 문제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한림원은 “메타버스로 인해 발생하게 될 변화의 폭과 깊이는 매우 클 컷”이라며 “메타버스의 구현과 활용을 위한 극복과제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하며 이를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