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건진법사 제자, 코바나컨텐츠서 '여론 조작' 벌였나
김건희 “그런 걸 차라리 빨리 올려버리면 돼" 강조
2022-02-21 오혁진 기자
<투데이코리아>는 지금까지 드러난 ‘김건희 녹취록’ 외에 코바나컨텐츠에서 이뤄진 3시간 분량의 녹취록을 입수했다. 해당 녹취에는 김건희씨가 ‘댓글 작업’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여론 조작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 “이제 댓글 작업을 하게 되나 보지?”
지난해 8월 30일 오후 8시경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와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 김건희씨의 수행비서로 알려진 정모씨, 건진법사의 제자 ‘심 박사’ 등이 등장하는 녹취에서 언급된 문장이다.
‘댓글 작업’으로 의심되는 발언의 시작은 김건희씨가 심 박사에게 “나에 대한 정보가 또 있어?”라고 물으면서 시작된다. 심 박사는 “아까 우리 올린 거 있잖아요. 그거 게시물. 앞에 200개 올라갔고 뒤로 밀려버렸어요. 순간적으로 200개 올리니까”라고 답한다.
이에 김건희씨는 “이제 댓글 작업을 하게 되나 보지”라고 말한 뒤 김씨의 수행비서 정씨는 “어둠의 세계가 있나봐요”라고 말한다. 심 박사는 이어 “골방은 아니고 나름 괜찮은 방에서. 그래서 쭉 밀려서 문제될 것 같지는 않은데”라고 한다.
심 박사는 “말 잘했는데. 너 말 잘하던데. 영양가 있는 얘기는 없잖아. 1도 없어”라고 하자 김건희씨는 “그런 걸 차라리 빨리 올려버리면 돼”라고 강조했다.
정씨가 “어디까지 올렸지?”라고 하자 심 박사는 한 직원에게 “아까 이거 이거 순간적으로 글을 200개 올렸고 뒤로 밀렸거든 다른 걸로 빨리 XX씨 지금 거의 끝났으니까 지금 올려줘요”라며 작업을 지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다.
이어 정씨는 “아까 워딩을. 한 번만 더 올려줘요. 그 전 거는 못 보여드리겠지?”라고 말했고 심 박사는 “근데 그것도 다 보이더라. 나는 다 보이던데?”라고 한다. 정씨는 이에 “카톡으로 안 보이는데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뭔가 하고 왔는데 아무것도 없는, 안 되지 꼭 집어서”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홍준표 전 대표를 언급하면서 게시물을 올린다는 발언도 했다. 코바나컨텐츠의 한 직원은 정씨와의 대화에서 “홍준표 사람들. 이 사진 올린다. 에펨XXX”라며 “또 갑자기 올라가고 검색해봤거든요. 혹시 몰라서”라고 말한다.
녹취가 이뤄진 날짜는 지난해 8월 30일로 윤석열 후보가 홍준표 전 대표와 국민의힘 대선후보 자리를 두고 경선을 준비하던 시기다.
본지는 김건희씨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코바나컨텐츠를 수차례 방문했으나 닿지 않았다.
윤석열 캠프 안팎에서는 건진법사의 제자 심 박사가 역술과 철학의 달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는 강남권 50~60대 여성들 사이에서 유명한 역술인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최근 언론의 취재를 피해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안으로 김씨의 목덜미를 잡고 들어간 스포츠머리에 양복 차림의 인사가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던 황하영 동부전기산업 사장의 아들인 황씨라는 일부 언론보도가 있었다.
서울의 소리가 공개한 이른바 김건희 7시간 녹취록에도 나온다. 이명수 기자의 코바나컨텐츠 강의 현장에 황씨가 참석했고, 강의를 사전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윤석열 후보 비서실 황XX’라고 밝힌 인사와 이 기자가 주고받은 전화와 메시지 등 증거가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윤석열 캠프 측은 “목덜미를 잡은 사람은 확인해보니 황씨가 아니다”고 말했다.
복수의 윤석열 캠프 관계자들은 기자들의 취재를 피해 김건희씨의 목덜미를 잡고 들어간 인사가 심 박사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는 지난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건희와 통화할 때마다 심씨의 목소리가 들렸고 늦은 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심씨가 없었던 적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처음엔 코바나컨텐츠 직원인 줄 알았으나 김건희가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심 박사가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건진법사 전모씨의 제자인 그는 전씨가 코바나컨텐츠 고문을 역임하면서 김건희씨와의 인연이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바나컨텐츠 내에서 심 박사가 김씨의 측근으로서 ‘댓글 작업’을 주도한 인물 중 한 명이라는 게 이 기자의 주장이다. 실제 심 박사는 ‘댓글 작업’과 관련된 발언을 했고, 코바나컨텐츠 직원들에게 특정 게시물을 올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