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타파 주장하는 ‘제3지대’, 연대는 ‘동상이몽’

2024-01-17     이기봉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와 미래대연합 창당을 선언한 김종민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카페에서 티타임 회동을 하고 있다. 2024.01.14.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기득권 타파를 주장하는 제3지대의 주요 인사들이 한 데 모여 연대를 도모했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의견이 엇갈려 빅텐트 구성에는 적신호가 켜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6일 정계에 따르면, ‘제3지대’의 중심이라고 불리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 김종민 미래대연합 의원이 지난 14일 여의도 한 카페에서 회동을 갖고 양당의 기득권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종민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심전심(以心傳心)이 확실하게 느껴진 미팅이었다”며 “자주 모여 소통하자는 의견도 오갔다”고 전했다.

또한 이낙연 전 대표는 같은 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텐트를 크게 쳐달라. 기꺼이 함께 밥 먹고, 함께 자겠다”며 ‘제3지대’의 연대를 주장했다.
 
이준석 위원장도 “텐트보다도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큰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조기 연대·합당의 의견에 대해선 “말이 텐트지 텐트에서 살 생각이 없다”며 “떴다방 같은 이미지로 비치는 결사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적어도 다음 대선까지는 무조건 함께할 것을 서약해야 한다”며 이 전 대표와는 의견 차이를 보였다.
 
특히 그는 지난 7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서도 “결코 바른미래당의 사례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며 바른미래당을 창당했지만 2년 만에 계파 갈등으로 사라진 것에 대한 경계심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제3지대’ 인사들의 이념 성향을 비롯한 이슈별 인식, 이해관계 등이 복잡해 교통정리를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우선 이낙연 전 대표는 ‘전통적인 리더십’을, 이준석 위원장은 ‘자기 주도적인 리더십’을 가진 리더로 평가받아 당을 이끄는 고삐를 누가 잡을 건지부터가 의견이 분분하다.
 
또한 ‘새로운 선택’의 금태섭 전 의원을 비롯한 ‘한국의희망’의 양향자 의원, 김종민·이원욱·조응천 미래대연합 공동위원장도 주도권을 포기할지 관건이다.
 
6개 분파로 나뉜 ‘제3지대’의 비례대표 후보 배분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제3지대’ 정당이 현실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방법이 비례대표 선거이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후보가 특정 인물이 데리고 온 인물의 비율이 높은 경우 당내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어 이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총선을 석 달 앞둔 현재 ‘제3지대’로 합류하려는 의원들과 당원들이 탈당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에선 신경민·최운열 의원, 최성 전 고양시장 등이 이낙연 전 대표가 주도하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했으며, 신정현 전 경기도의원과 청년 당원 1000명이 탈당했다. 정의당에서도 류호정 의원과 박원석 의원, 권태홍 사무총장이 당을 떠났다.
 
다만 이준석 위원장은 ‘제3지대’의 몸집 불리기에 주력하기보단 신중론을 택했다.
 
그는 “우린 이달 20일 창당 절차를 완료하는데 창당 자체가 합당용 창당 같이 된다”며 통합을 미루려는 의견을 냈다.
 
이어 “모양새도 좋지 않을 것 같고, 무엇보다 개혁신당 내부적으로도 선명한 보수정당 지향이냐, 빅텐트 지향이냐를 놓고 갈등이 있다”며 “서두른다고 될 게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