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팝업스토어 운영, 이제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될 때
2024-06-20 김준혁 기자
특히 ‘기후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기후가 농작물 작황에 영향을 끼치며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4년 상반기 내내 이슈가 되었던 사과, 배 등 과일값 상승에는 이 같은 기후변화가 불러일으킨 작황부진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환경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으며 정부에서부터 기업, 개인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일회용품 줄이기에도 진심인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일회용품과는 달리 ‘일회’성 상점은 그 어느 때보다 인기를 끄는 모습이 올 한 해 연출되고 있다.
짧은 기간 운영하고 사라지는 임시매장을 뜻하는 ‘팝업스토어’는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의 ‘팝업스토어 검색량 추이’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785건에서 지난해 10463건으로 약 6배 가량 급증했으며,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조사 결과 응답자(만 19~54세 성인 남녀 1000명) 중 75.6%가 팝업스토어 방문 경험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팝업스토어를 설치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등이 인기와 함께 증가하면서 또 다른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일컬어지는 성수동이 위치한 성동구의 일반폐기물 양은 지난 2018년 51.2톤에서 2022년 518.6톤으로 5년 만에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팝업스토어 활성화가 폐기물 증가에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입모아 주장하고 있다.
실제 33㎡(10평) 내외의 팝업스토어 한 곳을 철수할 때 약 1t의 폐기물이 발생하는데, 규모에 따라서 수십톤까지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팝업스토어의 특성상 1회성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설치에 사용되는 가벽 등은 사업장 일반폐기물로 분류되기에 재활용마저 어렵다는 점이 함께 지적사항으로 언급되고 있다.
팝업스토어 설치와 해체과정에서 나오는 쓰레기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인파 증가로부터 비롯되는 생활 쓰레기가 함께 늘어나 지역 미관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아울러 팝업스토어의 설치, 폐기 과정에서의 소음과 운영 기간 중 많은 인파가 일으키는 소음도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서울시 소음진동 민원현황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성동구에서 발생한 소음 민원건수는 2916건으로 2017년(1207)건과 비교해 2.5배 이상 증가해 인근 주민의 삶의 질 개선과 직장인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서라도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단기간 운영되는 팝업스토어의 소비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환경 이외의 문제점까지 제기됐다.
한국소비자원의 올해 1분기 팝업스토어 20곳 대상 실태조사에 따르면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 명시한 3개월 미만 영업장소의 14일 이내 청약철회에 따라 14일 이내 환불이 가능한 곳이 단 1곳에 불과한 등 소비자 보호가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또한 환불 규정 안내를 하지 않거나 상품 표시사항 준수도 지키지 않은 곳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돼 팝업스토어 운영에 있어 책임이 더욱 요구돼야 한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모든 팝업스토어와 이와 같지는 않을 것이며 팝업스토어만이 주는 장점이 분명 존재한다.
각 팝업스토어만의 특색은 도시 속 색다른 문화콘텐츠로 활용이 가능하며, 상점에 있어서도 획일성을 벗어난 다양성을 선사해준다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
다만 운영에서 있어 단순 ‘일회’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닌 지속가능성과 보다 큰 책임감을 져야함을 고민해볼 시점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발 맞춰 최근에는 팝업스토어 운영에 있어 친환경 주제를 담으려 하는 움직임이 조금씩 관측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와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신세계백화점은 친환경 제품 판매를 주제로 삼은 업사이클 팝업스토어를 진행했으며, 퍼니준 등 일부 예술가들은 팝업스토어에 사용된 자재들을 활용한 설치예술을 선보이며 팝업스토어의 활용성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많은 친환경적 움직임이 그랬듯, 팝업스토어의 환경적 측면에 대한 고민도 이제 그 출발선상에 놓였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점차 확산돼 팝업스토어 운영에 있어 모두의 공감대를 이루기를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