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한국,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자

2025-04-30     김대종 세종대학교 교수
▲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기업이 일자리 90%를 만든다.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 경제가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청년 취업률이 45%로 심각하다. 실업률은 여전히 높고, 중장년층의 일자리 불안 역시 심화되고 있다.
 
이 와중에도 정치권과 일부 사회 세력은 ‘기업 옥죄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자.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결국 기업이 살아야 국민이 살고 경제가 산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일자리 중 약 90%가 민간 기업에 의해 창출되고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일자리는 전체의 10% 남짓에 불과하다. 대다수 국민들은 민간 부문에서 고용되고, 기업 활동을 통해 생계를 유지한다. 따라서 ‘좋은 일자리’를 원한다면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기업은 단순히 고용만 창출하는 것이 아니다. R&D(연구개발)를 통해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세금을 통해 국가 재정을 뒷받침하며,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온다. 기업이 건강해야 청년들에게 더 많은 취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사회 복지 역시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다.
 
기업 규제, 이제는 과감히 혁신해야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한국의 기업 규제는 여전히 까다롭고 복잡하다. 창업을 하려 해도 각종 인허가 절차에 수개월이 걸리고, 기존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신산업은 철저히 억압당한다. 우버, 에어비앤비, 타다 등 글로벌 혁신 기업들이 한국에서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규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과도한 규제는 혁신을 질식시킨다. 미국, 싱가포르, 아일랜드 등 기업하기 좋은 나라들은 규제를 최소화하고, 필요한 규제도 합리적으로 설계한다. 한국도 더 이상 ‘허가를 받아야 할까, 처벌받을까’를 고민하는 기업 환경을 버려야 한다. 정부는 규제 총량제를 도입하고, 규제 철폐를 국가적 과제로 삼아야 한다.
 
법인세 인하와 노동시장 유연화 절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세제 개편이다. 현재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6%다. 이는 주요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으로, 기업의 투자 여력을 심각하게 제약한다. 미국은 이미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대폭 인하해 기업 투자를 촉진했다. 한국도 과감하게 법인세를 OECD 평균 21%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그래야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노동시장 역시 유연화가 필요하다. 현재 한국의 경직된 노동법은 기업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 신규 채용은 꺼리고, 정규직 전환은 망설이게 만든다.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성과 중심의 유연한 고용 구조를 도입해야 한다.
 
외국인 직접투자, 유출 막고 유입 늘려야
외국인 직접투자(FDI) 상황도 심각하다. 2024년 외국 기업들의 유입보다 한국기업의 투자 유출이 두 배 이상 많다.
한국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미국 베트남 인도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다.
이는 한국의 경직된 기업 환경, 높은 세금, 불확실한 법적 리스크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외국 기업이 떠나면 첨단 기술, 글로벌 네트워크, 고급 일자리가 함께 사라진다. 외국인 투자를 다시 끌어오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을 과감히 제시해야 한다. 국회는 투자유치청을 설치해 원스톱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요 도시를 외국인 투자자 친화적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
 
국회와 정부는 기업을 파트너로 봐야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인식의 전환이다. 정치권과 정부는 기업을 ‘규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파트너’로 바라봐야 한다. 국민들에게 기업의 역할을 제대로 설명하고 ‘반기업 정서’를 완화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기업을 응원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래야 창업이 늘고, 혁신이 일어나며, 좋은 일자리가 생긴다. 특히 청년층을 위한 스타트업 지원은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다.
 
결론은 기업이 살아야 국민이 산다.

기업은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엔진이다. 기업이 성장해야 일자리가 생기고, 국민이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다. 대학생들의 취업난, 중장년층의 고용 불안, 저출산 문제까지 결국 기업 활력과 직결되어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업하기 좋은 대한민국’이다. 규제 혁파, 세제 개편, 노동시장 유연화, 외국인 투자유치, 그리고 무엇보다 기업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절실하다. 대한민국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키우는 나라로 거듭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