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직 칼럼] 대선 일주일, 유권자들의 후보 검증 시간
2025-05-28 권순직 논설주간
유권자들은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대통령을 고르는데 집중할 시간이다.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을 점검하고, 그들의 인품 인격도 세심하게 살펴 검증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공약은 나라를 운영할 후보의 청사진이고 철학이다. 후보의 인품은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그래서 유권자인 국민들은 대선 후보자들의 공약을 세심하게 따져봐야 한다. 한편으로는 그들이 과연 국가 지도자로서 손색이 없는 인물인지도 냉철한 눈으로 살펴야 한다.
공약 경쟁과 거리가 먼 TV 토론
27일 밤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된 정책 토론은 다소 실망이었다. 국정 운영 어젠다를 놓고 열띤 공방을 기대했으나 상호 인신 공격으로 시종일관, 토론 아닌 토론에 그쳤다는 평을 면키 어렵다.
차별화된 공약 제시도 찾기 어려웠다. 서로에 대한 인신공격과 비판 비난으로 차별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그간 각 후보와 소속 정당에서 내놓은 공약 또는 입법 추진 등을 검증할 수 밖에 도리가 없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검증이 가장 주목될 수밖에 없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이른바 사법 리스크가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오른다. 진행 중인 대여섯 가지의 재판을 놓고, 김문수와 이준석은 “이렇게 많은 혐의로 재판받는 사람을 어떻게 대통령으로 뽑을 수있느냐”고 공격한다.
그러면서 만약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법령을 고쳐 재판을 무력화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이 후보는 “정치 검찰이 증거도 없이 수사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최악(最惡)의 선택만은 피해야
또 하나의 이슈는 ‘사법부 무력화’다. 민주당이 추진하던 대법관 100명으로 증원, 법조 경력 없는 비법조인도 대법관 임명, 대법원 판결도 헌법재판소 심판 가능 등을 내용으로 한 입법 추진 등등이다.
김어준 유시민 정청래도 대법관 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초래했다.
국민들의 저항이 거세자 일단 거둬들였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뜻이 아닌 당 소속 의원들의 입법 추진일 뿐이라고 꼬리를 자른다.
1000 여 명의 법조인과 대학교수들이 집단 반박하는 사태에 까지 이르렀다. 사법부 무력화를 넘어 민주주의 근간인 3권분립을 유명무실케 하는 폭거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여기에다 입법과정에서 대통령의 거부권을 제한하겠다는 것이 민주당 방침이다. 이것도 견제와 균형을 이루라는 민주주의 원칙에서 벗어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반(反) 이재명측은 대법관 관련 입법 추진도 선거를 앞두고 접은 것 같지만 집권하면 다시 추진할 것으로 의심한다. 그야말로 일당독재 구축을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국민적 합의가 없고, 논란이 많았으나 거대 의석의 민주당이 밀어붙여 통과시켰지만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법률들도 문제다.
양곡법 노란봉투법 기본사회 주4.5일근무 등등의 법률과 제도가 이재명 당선 시 다시 살아날 것이란 우려다.
김문수 후보의 경우 크게 주목을 받거나 논란을 일으킨 공약이 없다. 그저 그런 공약 나열 수준이다.
김 후보의 최대 약점은 내란 수괴로 재판 중인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이었고, 윤의 비상계엄에 명쾌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국가를 혼란으로 빠뜨린 계엄 사태의 책임에서 과연 깨끗할 수 있느냐, 내란 동조 세력이 아니냐는 국민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잘못된 선택엔 유권자 책임도 있다
우리는 실패한 대통령을 잇달아 지켜보면서 부끄러움과 책임을 느낀다. 우리 유권자가 잘못 선택한 책임이 없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여파로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무능했고, 실정(失政)의 연속으로 정권을 내놓았다. 촛불 정국에서 유권자들이 철저한 검증 없이 대통령을 선택한 결과였다.
윤석열을 뽑은 것도 실패였다. 이 경우도 검증 부족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화가 난 국민들이 전혀 준비 안된 윤을 검증 없이 대통령으로 선출해 오늘의 혼란을 초래한 것 아닌가.
대통령을 잘못 뽑으면 어떤 일이 빚어지는 가를 우리는 최근 두 대통령의 경우에서 생생히 경험했다.
그래서 우리 유권자들은 이재명 김문수 후보를 철저히 검증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 선택이 비록 최선(最善)에는 못 미칠지언정 최악(最惡)이어선 안된다. 그래서 앞으로 일주일간 국민들은 현미경을 들이대고 두 후보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그들이 내세운 공약, 그리고 그들의 인격 인품까지를 꼼꼼히 들여다 보자. 최악의 선택만은 피하는 게 오늘 우리 국민에게 지워진 절체절명의 과제다.
대통령 잘못 뽑아 국정이 어지러워지면 힘들어지는 건 국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