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亞 최초’ 韓서 열린 ‘문화예술세계총회’···“예술·문화, 인류의 미래를 위한 공통의 언어”

2025-05-28     진민석 기자
▲ 28일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개최된 '제10차 문화예술세계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진민석 기자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예술과 문화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공통의 언어’라고 하는 믿음으로 우리는 이 자리에 함께 있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개최된 ‘제10차 문화예술세계총회’에서 환영사를 통해 “우리는 지난하고 힘든 역사를 겪었으나 문화의 힘은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며 이같이 운을 뗐다.

전 세계 62개국에서 105명의 연사를 포함해 400여명의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국제 회의인 이번 총회는 아시아 최초로 대한민국에서 열리게 됐다.

정 위원장은 “한국은 오랜 세월 문화의 힘으로 스스로를 변화시켜 왔다”며 “15세기에는 모든 백성이 누리고 소통을 해야한다는 신념을 가진 왕에 의해 한글이 창제됐으며, 20세기에는 백남준이라고 하는 예술가가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면서 예술은 인류 공동의 실험실임을 보여줬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 같은 신념을 바탕으로 도시와 농촌, 중심과 주변을 넘어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노력해 왔다”면서 “이제는 이러한 노력을 여러분과 함께 눈을 밖으로 돌려서 함께 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막달레나 모레노 무히카 예술위원회 및 문화기관국제연합(IFACCA) 사무총장은 축사를 통해 연대의 힘을 강조했다.

자신을 대한민국처럼 작은 국가지만 엄청난 독재주의를 겪은 칠레 출신이라고 소개한 무히카 사무총장은 “예술과 문화는 우리 생존의 핵심적인 힘과 존재의 이유가 됐다”고며 “여러 예술적인 시와 무용 등을 통해 우리의 영혼을 계속해서 이어가도록 되어 주는 힘이 됐다”고 역설했다.

특히 분절화가 새로운 뉴노멀이 된 다중위기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고 지적한 그는 우리가 새롭게 시스템과 체계 측면을 살펴보고, 다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술은 하나의 지렛대로 우리의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을 줄였다.

이어서 진행된 대담에서는 사회적 분열이 심화하는 가운데 다양한 서사의 공존을 지원하는 기술 및 디지털 공간, 그리고 비판적 사고와 집단적 모임을 촉진하는 다중공간(poly-space)의 시급한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 통합 세션에서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부터), 마르시아 헬레나 곤살베스 홀렌베르그 브라질 문화부 문화시민권 및 다양성 담당 국장, 야리 카마라 문화정책 자문가 겸 작가, 알렉산드라 잔타키 UN 문화권 분야 특별보고관이 ‘급변하는 시대, 문화의 미래 전망’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진민석 기자
이후 통합 세션에서는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마르시아 헬레나 곤살베스 홀렌베르그 브라질 문화부 문화시민권 및 다양성 담당 국장, 야리 카마라 문화정책 자문가 겸 작가, 알렉산드라 잔타키 UN 문화권 분야 특별보고관이 ‘급변하는 시대, 문화의 미래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장관은 “문화는 문화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환경 변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코로나19와 12.3 비상계엄을 예로 들어 문화가 외부 요인에 의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문화 현장이 피해를 입게 되면 우리의 삶도 영향을 받는다”며 “문화예술 현장에서 일하는 예술가나 정책 담당, 단체 운영하시는 분들이 외생 변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어떻게 대응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양성과 관련해서는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과 포용하는 문제는 각 나라마다, 공동체마다 접근 방법이 다르다”고 운을 뗀 뒤 “한국의 경우, 5000년 역사 동안 단일 민족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온 나라지만, 최근 들어 한국에서 사는 외국인들이 200만명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에 따라 한국 정부에서도 굉장히 문화다양성에 관한 지원 활동들을 문화정책에 있어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범정부적으로 노력들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마르시아 국장은 정책을 만들 때도 문화가 하나의 가치로 참여해야 한다며 “예술은 국가 문화의 중요한 요소고, 총체적 시각과 비전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브라질에서도 “과거 침묵 당했던 목소리들이 들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을 바탕으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있다”며 “과거 문화부에서는 문화가 모든 기회의 근간이 되고, 가능성의 근간이 된다고 얘기해 왔다. 소비도 바꿔놓고 있는 것이 문화”라고 주장했다.

특히 “문화가 변화를 겪고 있다”면서 “포용을 위한 잠재력이 크다. 우리의 모든 정책에 문화를 포함시켜야 하며 다양성도 포함해야 된다”고 역설했다.

마르시아 국장은 “모든 사람들의 참여와 인권을 보장하고, 특히 청년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시민들이 공공정책에 더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정책을 통해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공의 선을 만들어내며 정책을 통한 문화증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