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사퇴에 중책 맡은 조성환 대행 “선수가 포기 안 하면 팬들도 포기 안 해”

2025-06-03     이기봉 기자
▲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 사진=두산 베어스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선수가 포기하지 않으면 팬들도 포기 안 한다는 말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의 갑작스런 자진 사퇴로 인해 지휘봉을 넘겨받은 조성환 감독대행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새롭게 팀을 이끌게 된 소감과 각오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두산은 이승엽 전 감독이 전날(2일)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함에 따라 조 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날 조 대행은 경기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승엽 감독님이 큰 책임을 지셨는데 그 책임을 저희 코치들과 같이 져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며 “뭔가 정상화할 일이 있으면 그것을 하는 것도 우리 책임이라고 판단해 다른 의미의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아침에 이승엽 감독님께 전화드려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며 “감독님도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셨다. 또한 팀을 잘 부탁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특히 두산은 조 대행 체제로 다시 시작하는 만큼 엔트리에도 변화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양석환, 강승호, 조수행 등 주전 선수들을 2군으로 내리고 곽빈, 김민혁, 김동준, 이선우 선수를 1군에 등록했다.
 
그는 “선수들에게도 이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 잊지 않고 남은 시즌 잘 치르자고 얘기했다”며 “선수단 엔트리 조정은 주전으로서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로 제가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 선수들이 준비됐다고 판단되면 다시 1군에서 뛸 것”이라며 “그것은 제가 눈으로 확인하든지, 2군에서 올라오는 보고를 듣고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조 대행은 이 전 감독이 목표했던 ‘3년 안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대해선 확답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냉정하게 봤을 때 올해 우리가 한국시리즈에 갈 수 있느냐에 대해 선뜻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선수가 포기하지 않으면 팬들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조만간 팬들도 포기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좀 더 진심을 담아서 경기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이길 수 있는 찬스가 오면 당연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할 것이다. 실수해도 망설이지 말고 과감하게 플레이하고, 눈치 보지 말자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허슬두’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허슬’에는 포기하지 않는 것, 선수들 간의 끈끈함 등의 의미가 담겨있다”며 “팬분들께 당장 승리를 약속드리진 못해도 허슬두의 의미 만큼은 약속드리자고 전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