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세계적 디자이너’ 토마스 헤드윅 “서울의 기적적 성장, ‘빨리빨리 문화’ 때문”
2025-06-05 진민석 기자
영국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이자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토마스 헤드윅이 5일 주한영국대사관에서 개최된 마스터플랜 발표회에서 “한국이 지난 50년간 경험했던 것들을 보면 가히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헤드윅은 “‘빨리빨리 문화’ 덕분에 서울이 멋지게 변했다”면서도 “이 때문에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못 볼 수도 있었다는 단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빨리빨리 달려가다보면 위험한 것이 있다”며 “빨리빨리 도시 개발하고 건물을 지으면 입주민들에게는 굉장히 좋겠지만, 과연 우리가 사회나 도시에게 뭔가를 돌려주고 있는지, 그 건축물을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가치있는 것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고 물음표를 던졌다.
이어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 도시의 환경을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해서 정말 중요한 얘기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서울시에 ‘총괄 건축가’ 직책이 있다는 것에 대해 감명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현 서울총괄건축가인 강병근 건국대 건축대학 명예교수는 지난 2021년 7월 제4대 서울총괄건축가로 위촉된 이후 2023년 7월 1년 연임한 뒤 이듬해 재차 연임 위촉됐다.
그는 이 같은 공감대가 형성돼 이번 비엔날레를 ‘감성’을 키워드로 잡았다고 밝혔다.
헤드윅은 “업계에 종사하는 건설자나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에게는 새로 지어진 건축물에 대해서 질문하면 ‘개성이 부족하다’, ‘무미건조하다’, ‘재미없는 것 같다’고 얘기한다”며 “그래서 이번 주제를 매력도시, 사람을 위한 건축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엔날레 장소로 선택한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대해선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엔날레를 가지 않는다”며 “(그렇기에) 모든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는 이 광장을 선택해 (건축물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 13살 어린아이도 흥미를 가질 수 있게 선택했다”고 부연했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인공으로 대형 조형물을 꼽은 헤드윅은 “해당 조형물을 통해 두 가지에 대한 얘기를 할 것”이라며 “한 쪽면에선 ‘인간적인 도시를 만든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를, 반대 면에서는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길이 90m, 높이 15m인 4층짜리 크기의 대형 조형물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 자리에서 “도시는 우리의 삶을 담아내는 무대”라며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려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도시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화답했다.
김 행정2부시장은 “9월 진행되는 비엔날레를 통해 서울만의 따듯한 시선과 가능성을 세계와 나눌 것”이라며 “사람들의 이야기가 깃든 도시, 더 나은 삶을 품은 도시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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